상식 깬 한국 연구진, 세계 최초 '1기압서 다이아몬드 생산'

기사등록 2024/04/25 00:01:00 최종수정 2024/04/25 09:08:52

IBS, 고온·고압에서만 합성된다는 패러다임 깨뜨려

"다이아몬드 활용, 나노 크기 자기센서·양자컴퓨터 응용"

1025℃ 온도와 1기압서 성공, 국제 학술지 '네이처' 게재

[대전=뉴시스] 1기압에서 액체 금속합금의 다이아몬드 성장 과정도. (a)는 응고된 액체 금속표면에 성장한 다이아몬드고 b 응고된 액체 금속표면에 성장한 연속 다이아몬드 필름의 광학 사진이다. (h)는 액체 금속의 바닥표면에서 다이아몬드의 성장을 유도하는 탄소의 확산을 보여주는 도식.(사진=I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다이아몬드가 고온·고압 조건에서 생산된다는 상식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깨졌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다차원탄소재료연구단 로드니 루오프 연구단장 연구팀이 갈륨, 철, 니켈, 실리콘으로 구성된 액체 금속합금을 이용해 우리 주변 대기압인 1기압에서 다이아몬드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1기압 내 생산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다이아몬드는 우수한 열 전도성과 단단함 및 내화학성을 갖는 탄소물질로 전자기기의 열 전도체, 반도체의 온도상승을 방지하는 방열장치 등 활용도가 매우 높다.

하지만 대부분의 다이아몬드는 섭씨 1300도~1600도에 육박하는 고온과 표준 대기압(1기압)의 5만 배~6만 배에 달하는 고압 조건에서만 합성된다.

또 고온·고압 조건을 유지키 위한 압력 셀의 크기 제한 때문에 합성 가능한 다이아몬드의 크기는 약 1㎤로 제한된다.
 
이번에 IBS 연구팀은 1025도 온도 및 1기압 압력 조건에서 다이아몬드를 최초로 합성, 기존 다이아몬드 합성 패러다임을 깼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빠르게 가열 및 냉각 가능한 'RSR-S'라는 장치를 자체제작해 3시간이 걸리단 기존 장치들과 달리 15분이면 모든 실험 준비과정을 마칠 수 있게 했다.

RSR-S 장치는 온도와 압력을 빠르게 조절해 액체 금속합금을 만드는 장치로, 다이아몬드를 성장시킬 수 있는 최적의 온도와 압력, 액체 금속합금 비율 조건을 찾기 위해 수백 개의 매개변수 조정에 사용된다.

연구팀은 메탄과 수소에서 갈륨 77.75%, 니켈 11.00%, 철 11.00%, 실리콘 0.25%로 구성된 액체 금속합금을 만들고 하부 표면에서 다이아몬드 구성물질인 탄소가 확산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액체 금속합금 하부에서 탄소확산이 1025도의 온도와 1기압 압력에서 이뤄져 다이아몬드가 성장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광 발광 분광법'이란 실험을 통해 물질에 빛을 쏘아 방출되는 파장 빛을 분석, 다이아몬드 내 '실리콘 공극 컬러 센터' 구조를 발견했다.
 
이 구조는 액체 금속합금의 구성요소 중 하나인 실리콘이 탄소로만 이뤄진 다이아몬드 결정 사이에 끼어들어 있는 구조다. 이때 실리콘 공극 컬러 센터 구조는 양자 크기의 자성을 가져 자기 민감도가 높고 양자현상(양자적인 특성)을 띈다.

향후 나노크기의 자기센서 개발과 양자컴퓨터 분야로 확산 응용이 기대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25일 0시(한국시간) 세계 최고 권위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IF 64.8)' 온라인판에 실렸다.(논문명:Growth of diamond in liquid metal at 1 atm pressure)

공동 교신저자인 성원경 연구위원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더 쉽고 크게 다이아몬드를 만들 수 있게 됐다"며 "액체 금속합금의 구성을 다른 금속으로 대체하는 방법을 찾아 더욱 폭넓은 실험조건에서 다이아몬드를 합성할 길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를 이끈 로드니 루오프 연구 단장은 "반도체, 기계산업과 같은 주요 산업에 바로 접목할 수 있는 다이아몬드 합성 원천기술을 획득했다"면서 "한국이 앞으로 빠르게 응용 분야를 확장해 관련 산업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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