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1회 휴진 여부 26일 총회서 논의
사직 예정대로 25일부터 시작 재확인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23일 오후 비대위에 참여하는 전국 20여개 대학 비대위원장들이 모인 가운데 비공개 온라인 8차 총회를 열고 이 같이 결의했다고 밝혔다.
전의비는 "예정대로 25일부터 사직이 시작된다는 것을 재확인했다"면서 "정부의 사직 수리 정책과는 관계없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전날 브리핑을 열고 "형식적 요건과 사전 절차가 있어야 사직이 수리되는데 아직 아무것도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면서 “당장 사직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의료계는 오는 25일은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등에 반대해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기 시작한 지 한 달이 되는 날로, 민법상 사직의 효력이 발생하기 시작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각 의대 교수들은 지난달 25일을 기점으로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차원에서 사직서를 취합했다.
전의비는 또 내주 하루 휴진에 들어가기로 결의했다. 전의비는 "장기화된 비상 상황에서 현재 주당 70~100시간 이상 근무로 교수들의 정신과 육체가 한계에 도달해 다음 주 하루 휴진을 하기로 했다"면서 "날짜는 대학별로 자율적으로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의비에 참여하는 의대는 빅5 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서울대·연세대·울산대·성균관대·가톨릭대를 비롯해 계명대·고려대·강원대·건국대·건양대·경상대·단국대·대구가톨릭대·을지대·이화여대·부산대·아주대·원광대·인제대·전남대·전북대·제주대·충북대·한양대 등 24곳이다.
전의비는 또 "이후 주 1회 하루 휴진 여부는 병원 상황에 따라 금요일 정기 총회 때 상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달 말 2025학년도 의대 정원 확정 시점을 눈 앞에 두고 의대 교수들의 대정부 투쟁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 등 주요 대학병원 의대 교수들이 주 1회 외래 진료와 수술을 중단하기로 했다.
'빅5' 병원인 서울아산병원 등 울산대 의대 교수들은 오는 25일부터 사직하고 내달 3일부터는 주 1회 수술과 외래 진료 등을 하지 않기로 뜻을 모았다.
울산대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울산대 의대 비대위)는 23일 울산대 의대 강당에서 서울아산병원·울산대 의대·강릉아산병원 교수들이 참여한 가운데 긴급총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특히 서울아산병원 등 울산대 의대 소속 교수들은 의료 공백 장기화로 진료·당직 등이 늘면서 고충을 겪고 있다며 육아휴직도 들어가기로 했다.
비대위는 "어린 아이들이 있는 의사의 경우 계속되는 진료와 당직으로 육아에 문제가 발생해 육아휴직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육아휴직 신청 의사를 밝힌 교수는 전체의 20%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달에서 최대 2년까지 육아휴직을 신청하기로 결의했다.
울산대 의대 산하 수련병원에는 총 767명의 교수가 근무 중이다. 병원별로 서울아산병원은 528명, 울산대병원은 151명, 강릉아산병원은 88명이다.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비대위도 이날 오후 서울대어린이병원 CJ홀에서 총회를 열고 향후 주 1회 외래진료와 수술을 하지 않고 휴진하기로 결의했다.
충남대병원은 오는 25일부터 매주 금요일 대부분의 외래와 수술을 휴진할 예정이다. 원광대병원도 오는 26일부터 매주 금요일 수술을 중단하고, 내달 3일부터는 금요일 외래 진료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응급 중환자 진료·수술 인력은 남겨두기로 했다. 계명대 의대교수 비대위는 4월 둘째주부터 토요일 진료를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한 후 시행 중이다. 충북대병원은 이미 이달 초부터 금요일 외래진료를 멈췄다.
의료계는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적절한 의대 증원 규모를 산출하는 '의대 증원 원점 재논의'를 촉구하고 있다. 인구 고령화와 인구 감소, 인구 집단의 건강 상태, 의료 서비스 이용율과 목표량 등 수요 조사는 물론 의사 유입 및 유출 현황, 인공지능(AI) 도입 등 미래 의료 환경의 변화, 의대 교육 환경, 미래의 정책적 변화 등 공급 변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필요한 의사 수를 산출해 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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