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눕여행' '침대기차'?…"체력 자신 있는 사람만 와라"

기사등록 2024/04/21 10:25:41

2박 3일 동안 서울부터 태백까지…2인에 315만원

K관광의 정수…외국 기차 여행과 비교하면 '풀 패키지'

부모님 모시고 전국 도는 '효도 관광'으로 인기

[서울=뉴시스] 유튜브 채널 '원지의하루'는 지난 12일 '누워서 전국일주 시켜주는 침대기차'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사진= 유튜브 채널 '원지의하루' 캡처 ) 2024.4.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지윤 리포터 = 한 여행 유튜버가 공개한 '침대기차 여행 체험기'가 누리꾼들 사이에서 'K 관광'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쉬는 시간 없이 몰아 붙이는 '강행군' 여행이 한국인의 정서에 어울린다는 이유다.

해당 체험기를 진행한 원지(35·이원지)는 여행 기획 프로그램 지구마불 시즌1에서 우승을 거머쥔 베테랑 여행 유튜버다. 그는 지난 12일 본인의 유튜브 채널 '원지의하루'에 '누워서 전국일주 시켜주는 침대기차'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원지가 체험한 침대기차 여행은 성수기 2인 기준 315만원. 2박 3일 동안 서울부터 태백까지 전국을 돌면서 가이드의 설명까지 들을 수 있는 여행 상품이다.

그는 첫날 방 배정을 받으면서 "효도 관광 목적으로 부모님을 모시고 온 가족 단위의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열차에 탑승한 후에는 "설레고 싶어서 정보를 안 찾아봤다"고 밝히며 침대 위에서 풍경을 보거나 책을 읽는 등 자유시간을 기대했다. 원지가 배정 받은 방은 복도의 가장 끝 방이었는데, 그는 "화장실도 넓고 드라이기, 텔레비전도 있다"며 호평했다.

하지만 하루 일과를 마친 후 원지는 혼란스러운 기색으로 "잠자는 시간 빼고 기차에 없다. 난 기차에서 놀고 먹고 쉬고 그러는 줄 알았는데. 내일은 새벽 6시 50분에 부산 내려서 조식을 먹는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새벽 시간 원지는 정동진역에 내려 일출을 봤다 (사진= 유튜브 채널 '원지의하루' 캡처 ) 2024.4.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한국인 정서에 딱 맞는 여행 상품이다. 외국에서 고급 기차 몇 번 타봤는데 이런 패키지는 처음이다"라며 "내 생각과는 너무 다른데 재밌긴 재밌다"쉴 틈 없는 알찬 구성에 감탄했다. 원지가 탑승한 열차는 서울역에서 출발해 1일 차에 순천역, 광양역, 2일 차에 부전역, 서경주역, 3일 차에 정동진역과 태백역에 정차했다.

또한 원지는 쉬는 시간에 카메라를 켜고 가격에 관해 외국 기차와 비교해 본인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2인 기준 315만 원이다. 비싸다고 생각 할 수도 안 할 수도 있다. (내 생각에는) 고급 기차계 기준으로 합리적이다. 외국은 딱 침대칸, 식사, 포터 서비스까지 (포함인데) 이건 투어비, 가이드비, 관광비, 입장료, 간식 등 다 포함돼 있다. 모든 게 풀 패키지다"고 그 차이를 짚었다.

모든 외부 일정이 종료된 이후에는 침대에 누워 "(외부 일정은 다 끝났지만) 아직 열차 이벤트는 남아있다. 그런데 난 (피곤해서) 못 간다. 플래너분들이 찍어주신 사진들로 영상도 만들어주시고 상영회도 하고 퀴즈쇼도 하고 그러신다고 한다. 그런데 난 정말 진심으로 누워있고 싶어서 안 갔다"며 내부 일정을 포기하기도 했다.

덧붙여 "효도 여행으로 많이 오시는 만큼 플래너분들이 굉장히 섬세하게 챙겨주신다. 나처럼 기차에서 누워서 가는 걸로 생각하셨다면 절대 비추한다. 그런데 관광지에 도착하면 물 한 병씩 챙겨주는 것까지 모두 준비돼 있다"고 전했다. 

누구든 쉴 틈 없이 꽉 차 있는 일정에 관심이 있다면 충분히 좋은 추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영상은 유튜브 인기급상승동영상에 올랐다. 누리꾼들은 "K침대 기차 여행은 진짜 다르다" "방송으로 일출 보러 새벽에 일어나야 한다고 할 때 머리 뜯는 거 웃겨서 눈물 난다" "일정이 정말 알차다" "영상 보고 예약하러 들어갔더니 매진이다"라며 댓글을 달았다.

매 끼니가 양질의 식사로 제공된다는 점 역시 부모님을 모시고 가기에 큰 유인이라는 일부 의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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