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총리론'도 거론…"가능성은 낮아"
'전대 룰' 등 지도체제 개편에 목소리 낼 듯
'대권 경쟁' 한동훈에 연일 독설…"깜도 안 돼"
[서울=뉴시스] 이승재 기자 = 홍준표 대구시장이 여당의 총선 참패 이후 중앙정치 무대로 보폭을 더욱 넓히고 있다. 얼마 전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직접 만나 차기 국무총리 후보로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을, 비서실장 후보로 장제원 의원을 각각 추천했다고 한다. 당정 관계의 연결고리 역할뿐 아니라 새 당대표를 뽑기 위한 전당대회 룰에도 목소리를 내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홍 시장은 18일 뉴시스에 "(김 위원장과 장 의원을) 추천한 건 맞지만 수용 여부는 대통령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과 홍 시장은 지난 16일 서울 모처에서 저녁 식사를 하면서 국정 기조와 인선 방향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 참패 수습 방안 등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국무총리와 비서실장 후보에 대한 조언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일각에서는 국무총리 후보군에 홍 시장도 포함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얼마 전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홍준표 총리론'에 힘을 실은 것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전반적인 국정 운영 기조를 바꿔야 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홍 시장의 국무총리 임명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위기다. '정권 심판론'을 향한 민심을 표로 확인한 상황에서 굳이 현 정권과 발을 맞추기보다는 적절히 거리를 유지하는 게 대권 가도에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한 여권 관계자는 "당장 대구시장을 중도 사퇴할 가능성은 낮고, 여론을 조정하고 움직이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신 여당 지도부 체제 개편 과정에서는 지금처럼 적극적으로 입장을 내면서 '페이스메이커'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당내 주류인 친윤(친윤석열) 세력이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지려는 의도로 엿보인다.
잠재적인 대권 경쟁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한 비판을 연일 내뱉는 것도 전략적 계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홍 시장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깜도 안 되는 한동훈이 들어와 대권놀이 하면서 정치 아이돌로 착각하고 셀카만 찍다가 말아 먹었다"고 비판했다.
다음날인 13일에는 재차 "우리에게 지옥을 맛보게 해준 한동훈이 무슨 염치로 이 당 비대위원장이 된다는 건가"라며 "출발부터 잘못된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최근 전당대회 룰과 관련해 당원 100%로 당대표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것도 눈여겨볼 만하다.
총선 이후 비윤계 당선인들을 중심으로 '당심'보다는 '민심'을 반영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당대회 룰을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공개적으로 이를 반대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친윤과 영남 중심 지도부 구성에 힘을 실어준 발언으로 풀이된다.
홍 시장은 "당대표는 당원을 대표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당원들만 선거권을 갖는 잔치가 돼야 하는 게 맞는 게 아닌가"라며 "당대표 선거는 당원 100%로 하는게 맞을 것으로 보인다. 그 룰은 바꿀 필요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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