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의원 "용산서 제안 받은 바 없다"
총선 직후부터 장·원희룡 등 하마평 무성
박영선-양정철 기용설에 정치권 '대혼란'
용산 '비선' 보도까지…인선 속도 불가피
정무 감각·추진·장악력 등 장제원 유력시
야 비판 있어도 윤 의중 파악 중요 의견도
총리 인선은 시간 갖고 통합형 물색할듯
[서울=뉴시스] 박미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이관섭 비서실장 후임으로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장 의원은 대통령실 측에서 비서실장으로 제안했다는 보도에 대해 "제안을 받은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18일 대통령실과 여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우선 비서실장부터 교체, 대통령실 조직 개편과 인적 쇄신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장 의원으로 비서실장을 최종 낙점할 경우 이르면 19일에도 인사 발표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차기 총리 인선은 새 비서실장과 함께 시간을 두고 적임자 찾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 일괄 사퇴 직후부터 장 의원이 차기 비서실장으로 거론돼 왔다.
4·10총선 후 이관섭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들이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일괄 사의를 표했다.
이후 윤 대통령 곁에서 포스트 총선 정국과 3년차 국정을 이끌어갈 비서실장으로 장제원 의원을 포함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김한길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정진석 의원, 이정현 전 의원 등이 거론됐다. 원 전 장관으로 굳혀졌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러다 지난 17일 문재인 정부의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등 야권 인사의 총리·비서실장 기용설이 터지면서 정치권이 요동쳤다.
야당에서는 "야당 파괴 공작"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고, 여당에서도 "당의 정체성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인사"라며 반발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끔찍한 혼종"이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대통령실 내부의 갈등설까지도 제기됐다. 대통령실은 '박영선 총리 -양정철 비서실장 검토' 보도에 대해 즉각 "황당하다. 검토한 바 없다"고 정면 부인했으나, 내부 일부 인사들이 여론과 야권의 반응을 떠보는 이른바 '간보기'로 정보를 흘린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 때문에 사실상 대통령실 내부에 공식 라인 외에 윤 대통령의 의중을 전달하는 '비선'이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이처럼 하마평만 이어지는 등 인사를 놓고 대통령실 잡음이 반복되자 윤 대통령은 더는 '실기'해선 안된다 판단, 대통령실 내 기강을 바로잡아 조직을 새로 '세팅'하기 위해 비서실장 인선을 서두르는 분위기라는 게 대통령실 관계자의 전언이다.
또 총리는 야당과의 관계 및 국정 안정화를 위한 '통합형' 인물로 하더라도, 비서실장 만큼은 대통령의 의중을 잘 아는 것은 물론 쓴소리도 할 수 있는 인물이 적합하다는 게 대통령실의 대체적 인식이다.
또 야당과의 관계 재설정을 위해 정무형 인사로 하되, 조직 장악력과 추진력을 갖춘 인물로 방향을 맞춰보면 장 의원이 적임자로 거론되는 게 무리가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장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지명할 경우, 당장 야권에서는 '측근 정치'라는 비판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장 의원은 대선 예비후보 때부터 윤 대통령의 지근거리에서 선거전략을 지휘해오며 안철수 의원과 단일화를 이뤄냈고, 당선인 비서실장을 지낸 측근 중의 측근으로 꼽힌다. 그러다 당내 계파간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자 "무한 책임을 느낀다"며 백의종군을 선언, 정부 임명직과 당직 등 어떤 자리도 맡지 않았다. 나아가 이번 총선에서도 "역사의 뒤편에서 국민의힘 총선 승리를 응원하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여당의 주류 인사 가운데 최초 불출마 선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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