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정책 나열한 경제·부동산·교육과 대비
"대한민국 미래 위한 구조 개혁 멈출 수 없어"
복지장관도 "정부 의료 개혁 의지 변함 없다"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총선) 이후 처음으로 입장을 직접 밝힌 날, 의정 갈등 관련 언급이 최소화에 그쳤다. 2025학년도 의대 입학정원 2000명 증원 원칙 등 기존 정책 방향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을 공개했다. 모두발언문은 공백을 제외하고 2444자로 구성됐고, 이중 의료 대란과 관련해서는 '의료'라는 단어 두 글자만 담겼다.
윤 대통령은 "노동, 교육, 연금 3대 개혁과 의료개혁을 계속 추진하되 합리적인 의견을 더 챙겨 듣겠다"고 언급했다.
정부가 2025학년도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추진하고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면서 의료 공백 상태가 장기화 되는 상황에서 여당이 총선에서 참패, 이번 모두발언에는 2000명 증원과 전공의 이탈, 의료 개혁에 대한 내용이 담길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다.
지난 14일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부가 총선의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대통령 담화문에 이런 내용들이 많이 반영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자 환급이나 물가 관리, 공매도 금지 등 금융·경제 분야, '부동산 3법', 주택 공급 활성화, 재개발·재건축 규체 완화 등 부동산 분야, 원전 생태계,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산업 육성 등 산업 관련 분야, 국가장학금, 사교육 카르텔 혁파, 늘봄학교 등 교육 분야 등은 구체적인 정책을 언급하며 성과와 한계에 대한 입장을 나타낸 것과 달리, 의대 증원 국면에 대한 입장 표명은 최소화했다.
윤 대통령이 각 분야 정책을 소개하며 "아무리 국정 방향이 옳고 좋은 정책을 수없이 추진한다고 해도 실제로 국민이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면 정부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이라고 하면서도 의료 개혁 관련 내용을 제외한 것은 결국 2000명 증원을 포함한 의료 개혁을 기존대로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도 "정부의 의료개혁 의지는 변함 없다. 의대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 4대 과제는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선결조건"이라고 한 바 있다.
이처럼 정부가 '의료계에서 합리적 근거를 바탕으로 통일된 의견을 제시하면 2000명 증원에 대한 논의도 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한다면 의료계와의 갈등과 의료 공백 장기화는 불가피하다.
의료계는 여전히 2000명 증원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으며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 1360명은 지난 15일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소했다. 이들은 사직서 수리 금지와 필수의료 유지명령 강제가 직권남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전날 논평을 통해 "(의료계는) 총선 결과를 의대 증원에 대한 민심이라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증원 저지를 위해 '원팀'으로 '원점 재검토'라는 단일안을 내걸었다"며, "윤석열 정부는 좌고우면하지 말고 선거로 주춤했던 의대 증원 추진을 조속히 진행해야 한다. 아플 때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 국민의 뜻이며, 의료 개혁이 총선 참패를 극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은 이날 인수위원회를 통해 "경실련이 주장하는 정책들로 인해 국민의 불편과 경제적 부담, 특정 집단에게만 이익이 되는 실패한 정책이 밝혀질 경우 어떤 책임을 질지 밝혀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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