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약품청 "연관성 없어"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글로벌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약물인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과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자살 충동을 일으킨다는 오명을 벗게 됐다.
15일 유럽의약품청(EMA)과 다수 외신에 따르면, EMA 산하 약물감시위원회(PRAC)는 심의를 거쳐 해당 GLP-1 약물과 자살 충동 연관성이 없다고 결론지었다.
9개월 간의 조사 끝에 GLP-1 약물이 자살 충동이나 행동을 유발한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 역시 이들 치료제와 자살 충동 사이에 인과 관계를 찾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EMA 검토는 지난해 7월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약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와 세마글루타이드 복용 중 자해 충동을 경험한 환자들의 사례가 보고되면서 시작됐다.
아이슬란드에서 노보 노디스크의 치료제를 복용한 사용자로부터 2건의 자살 충동과 1건의 자해 사례가 보고된 것이다.
같은 해 11월 EMA PRAC은 여러 GLP-1 약물 제조업체에 추가 세부 정보를 요청했다. 여기에는 노보 노디스크뿐 아니라 비만약 ‘젭바운드’를 개발한 일라이 릴리와 아스트라제네카의 당뇨치료제 ‘바이에타’ 및 ‘바이듀레온’, 사노피의 ‘솔리쿠아’ 및 ‘애드릭신’ 등도 포함됐다.
EMA PRAC은 검토 일환으로 의료 기록과 임상 시험, 시판 후 감시 데이터, 2형 당뇨병 환자만 대상으로 한 연구 등을 분석했으며, 최근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에 발표된 논문도 살폈다.
그 결과, 다른 비만 및 당뇨병 치료제에 비해 GLP-1 약물과 관련된 자살 충동 위험은 낮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EMA PRAC은 “GLP-1 수용체 작용제 사용과 자살 충동 사이의 인과적 연관성을 뒷받침하지 못했다”며 “다만 GLP-1 제조업체는 앞으로 자살 충동이나 행동이 발생하는지 계속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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