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대 수업재개 현황 재집계…전날 기준 16곳
5월1일까지 39개교 최소 1개 학년 이상 수업재개
신입생 예과 1학년 수업, 24개교에서 이미 재개돼
샤이 의대생 복귀 기대하나…"수업방해 엄격 조치"
대학들은 더 이상 일정을 미루면 집단 유급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수업을 재개하는 것이다. 의대생들의 출석을 유도하기 위해 온라인 수업도 운영하고 있다.
교육부는 시간이 더 흐를 경우 그 피해는 학생들 스스로가 길게는 6년까지 안고 가야 한다면서 수업을 듣고자 하는 '샤이 의대생'의 복귀 역시 기대하는 모습이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긴급 브리핑을 갖고 전국 의과대학 40개교의 수업 운영 현황과 계획을 파악한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경희대·이대 등 의대 16곳 수업재개…예과1은 24곳
정부는 전날인 8일 기준으로 현황을 다시 집계했으며 당초 발표했던 4일 기준과 비교해 수가 더 늘어났다.
의대 전체 40%인 16개교에서 수업을 재개했다. ▲가천대 ▲경북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분교 ▲서울대 ▲연세대 ▲영남대 ▲이화여대 ▲인제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충북대 ▲한림대 ▲한양대다.
이 중 전북대와 경북대는 전날부로 개강 및 수업을 재개했다. 전북대는 대면을 원칙으로 하되 온라인 수업을 병행하고 있고, 경북대는 이번 주 동안 예과 2학년부터 본과 2학년까지 온라인 수업을 운영할 계획이다.
다른 대학들도 신입생이라 휴학이 불가능한 예과 1학년을 빼고 집단행동 중인 예과 2학년부터 본과 4학년을 기준으로 최소 1개 학년 이상의 수업을 재개했다.
올해 신입생인 예과 1학년 수업을 별도로 집계한 결과, 차의과대 의학전문대학원을 제외한 전체 39개교 중 24개교(61.5%)에서 의대 전공 수업을 운영 중이었다.
아직 예과 1학년 수업을 하지 못하는 곳은 ▲가톨릭대 ▲강원대 ▲건양대 ▲단국대 ▲대구가톨릭대 ▲동국대 분교 ▲동아대 ▲부산대 ▲순천향대 ▲울산대 ▲원광대 ▲인하대 ▲전남대 ▲조선대 ▲중앙대 15곳이다.
◆'동맹휴학' 속 온라인 수업부터…내달 초 98% 재개
이처럼 의대 수업을 재개한 대학들은 교수와 학생이 얼굴을 마주볼 수 있는 실시간 온라인 수업 뿐만 아니라 화상 녹화 방식의 동영상 강의를 허용하고 있다.
이에 오 차관은 "약 2개월간의 수업중단을 끝내고 복귀하면서 대면수업 참여에 부담을 느끼는 학생들이 보다 편리한 방식으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뒤늦게 수업에 복귀하는 학생들도 녹화된 수업을 통해 학업을 이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주인 15~19일 중에 수업을 재개하는 의대는 16개교가 추가돼 누적 32개교(80%)로 늘어난다.
다음주에 ▲가톨릭관동대 ▲가톨릭대 ▲건국대 분교 ▲건양대 ▲경상국립대 ▲계명대 ▲단국대 ▲대구가톨릭대 ▲동아대 ▲부산대 ▲성균관대 ▲연세대 분교 ▲울산대 ▲원광대 ▲전남대 ▲조선대 등이 추가된다.
이어 이달 마지막주인 오는 29일 이후 인하대와 중앙대 2곳이 의대 수업을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앞서 중앙대는 다음달 1일 수업을 재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순천향대는 아직 수업 재개 일정을 잡지 못했지만 대학 내부에서 논의를 이어가는 중으로 전해졌다.
다만 교육부는 수업을 재개했다고 밝힌 대학들 중에서도 대면으로 실시해야 하는 본과 3~4학년의 임상실습은 아직 연기되거나 중단된 의대가 포함됐다고 했다.
◆집단유급 임박한 대학가…정부는 "휴학 승인 없다"
그간 집단 유급을 막기 위해 수업을 미뤄오던 대학들이 수업 재개를 단행한 것은 계획된 학사일정을 소화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은 대학의 수업일수를 연간 최소 30주 이상으로 정하고 있지만, 의대는 대개 임상실습 등으로 이보다 더 길다.
고등교육법 등에 따라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의 '의학교육 평가인증'을 얻지 못한 의대는 졸업생이 의사 국가고시를 치를 수 없다. 의학교육 평가인증 상 임상실습 기간은 총 52주, 주당 36시간 이상이어야 한다.
하지만 대면 수업을 재개한 의대의 출석률은 극히 저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대학은 의대 수업자료를 사후에 내려 받는 것으로도 출석을 인정하겠다는 방침이라 온라인 수업의 출석률은 당장 집계하기 어렵다.
그러나 오 차관은 "집단 동맹휴학은 관계 법령에서 인정하는 휴학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명확하게 그러한 법령상의 취지를 반영해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 '샤이 의대생' 이탈도 기대…'장기 피해' 강조
이날 교육부는 대학마다 사정이 다른 만큼 수업거부에 따른 집단 유급이 도래할 시간을 구체적으로는 언급할 수 없다면서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시인했다.
그러면서 유급이 현실화될 경우 그 피해는 올해만 끝나는 게 아니라 대학에 입학하지 않은 예비 의대생까지 입을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오 차관은 "휴학이든 유급이든 우리 학생들에게 앞으로 닥치게 될 교육 여건을 생각해보면 허용하기 어렵다"며 "금년에 (예과) 1학년에게 집단 유급이 이뤄진다면 3058명에 2000명의 (증원된) 정원에 또 3058명이 (입학해) 8000명이 6년 간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교육부는 의대생과 대화의 문은 열어 놓겠다면서 수업 복귀를 거듭 호소했다. 일명 '샤이 의대생'이 집단행동 대오에서 이탈하는 것도 염두에 뒀다는 말도 나왔다.
오 차관은 "다시 수업 재개가 이뤄지는 상황으로 큰 흐름의 변화가 일어나고, 그 상황에서 다시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고자 했던 그런 학생들의 목소리들도 저희는 나오게 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오 차관은 "수업이 재개된 상황에서 수업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호하는 취지에서 엄격히 조치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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