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전공의 인지수사 계획 없다"…수사 숨고르기

기사등록 2024/04/08 12:00:00 최종수정 2024/04/08 12:44:52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로 병원 '업무방해' 혐의

의협 간부 6명 입건…정작 전공의는 입건 안돼

서울청장 "정범없는 상태…수사 방향 정리해야"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박명하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조직위원장이 지난달 1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에서 전공의 사직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4.03.18.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남희 기자 = 경찰이 의과대학(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집단사직한 전공의 개인에 대해 당장 수사에 들어가진 않겠다고 밝혔다. 최근 정부와 의료계가 대화 기류를 보이면서 경찰 수사도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조지호 서울경찰청장은 8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전공의에 대한 수사가 없는 상태다. 업무방해 혐의 정범이 없는 상황에서 (의협) 수사를 어떻게 할 지 수사 방향을 정리해야 할 상황"이라며 "의협 간부들의 업무방해 혐의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 검토하고 분석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경찰은 보건복지부가 고발한 의협 전현직 간부 5명과 추가로 혐의를 포착한 강원도의사회 소속 의협 간부 등 총 6명을 업무개시명령 위반, 형법상 업무방해, 교사·방조 등의 혐의로 수사 중이다. 전공의 집단사직을 교사해 전공의들이 소속된 수련병원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다.

그러나 정작 병원에 집단으로 사직서를 낸 '정범'인 전공의들에 대한 수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민단체가 대한전공의협의회(전공의협) 회장을 고발했지만, 경찰은 보건복지부의 고발이 있어야 수사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조 청장은 "현재로선 전공의에 대해 인지수사를 하거나 먼저 수사에 나설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의협 간부들의 혐의 입증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경찰 판단과 법원의 최종 결정이 다를 수는 있지만 (유죄) 송치가 어렵다고 판단하진 않는다"며 "혐의 입증이 어렵다는 건 소수의견"이라고 일축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제7차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4.04.07. xconfind@newsis.com
아울러 경찰은 메디스태프에 '전공의 지침'을 올린 군의관 2명 중 1명을 지난주에 조사한 데 이어 나머지 1명도 이번 주 중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현역 군인들이 피의자로 입건된 만큼 향후 구속 등 강제수사가 필요하면 군검찰과 협의가 필요할 전망이다.

병원에 파견된 공중보건의 명단을 온라인에 유출한 작성자 2명은 해당 명단을 본인들이 작성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또한 공보의에게 태업 방법을 안내하는 지침을 작성해 메디스태프에 게시한 피의자는 21명으로 특정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서 일부는 조사를 마쳤고 상당수는 향후 소환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한편 경찰은 봄철 축제에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형사기동대와 기동순찰대를 현장에 투입해 대응하고 있다. 조 청장은 "서울청 경비부를 중심으로 현장 서장들이 중요한 내용은 서울청장에게 직보하는 시스템을 가동 중"이라고 전했다.

최근 서울청 기동단 소속 경찰들의 비위 행위가 잇따르고 있는 데 대해서는 "통계상으로는 지난해와 비슷하다"면서도 "서장 중심으로 예방대책을 가동하고 있고 서울청도 각 경찰서의 의무 위반 예방 활동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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