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신항 개장식 후 부산대병원 방문
"국내 최고·상급 병원임에도 수도권과 격차는 여전"
"의료개혁 증원에 초점…보상 격차 등 공정성 중요"
"의사들 과중한 업무에 내몰려…의료개혁하는 이유"
병동 신축 예산·군의관 파견 등 현장 요청 즉각 응답
응급실 돌며 "감사합니다" "고생하십니다" 연신 인사
병원장 병동부족 호소에 "지역필수특별회계로 신축"
[서울=뉴시스] 박미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5일 부산대병원을 방문해 "의료개혁의 핵심은 수도권과 비스도권의 의료서비스 접근권의 격차 해소"라며 부산대 병원 병동 신축 비용 전액인 7000억원을 지역필수 특별회계로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부산항 신항 7부두 개장식 참석차 부산을 방문, 지역 최상급 종합병원인 부산대학교 병원을 찾아 비상진료 상황을 살피고 의료진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필수 의료의 최일선인 권역외상센터에서 헌신하고 있는 병원 관계자와 의료진들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어 "부산대 권역외상센터는 국내최고 수준의 실력을 갖춘 곳"이라며 "의료진의 각별한 사명감과 의사, 간호사로서의 헌신적 마음이 있어야만 일할 수 있는 곳"이라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의료진들과 간담회를 갖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의료접근성 격차 해소, 필수의료 수가 등 보상 체계 공정성 확보 ▲의료인의 업무 강도 및 보상의 형평성 등 그동안 강조했던 의료개혁의 필요성과 방향성를 재차 환기시켰다.
윤 대통령은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가 훌륭한 실력을 갖췄음에도 여전히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의료서비스 접근권에 대한 차이가 크고, 비수도권 지역의 필수 의료가 많이 취약해 있어 근본적인 의료시스템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개혁에 대한 초점이)의대 증원에만 맞춰져 있는데,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의료서비스 접근권의 격차와 필수의료와 그 외 분야간 보상의 차이 등을 해소하기 위한 공정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의사들도 우리 시스템에 대해 쳬계적으로 고민하고 의견을 모아 스스로 바꿔 나가는 노력을 하기 힘들 정도로 과중한 업무에 내몰려 있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 의료개혁"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의료진들에 "정부가 탁상행정으로 의료개혁을 추진하는게 아니다"라며 "과거처럼 건보 재정에만 의존하지 않고 재정 투자는 어느 부분에, 어떻게, 어느 정도의 규모로 재정 투자가 필요한지 같이 논의하자"고 했다.
정성운 부산대병원장은 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에 "우리 병원이 심사 평가원 평가에서 비수도권 병원 중 유일하게 최고 등급을 계속 받고 있는 실력있는 병원이지만 공간 부족 문제가 있다"며 병동 신축에 필요한 7000억원의 건립 비용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서울과 부산 양축으로 지역이 균형 발전을 하려면 부산의 의료 인프라가 튼튼해야 한다"며 "부산대 병원 병동 신축 비용 전액을 지역필수 의료 특별회계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권역외상센터장은 "지역 중증 외상 환자를 책임지고 있다는 자부심은 있으나 업무 강도 등으로 인력 이탈이 있어 큰 문제"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군의관들의 지역외상센터 파견을 건의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동행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에 북방부, 행정안전부와 논의해 즉시 추진하라 지시했다.
의료진들의 의견을 경청한 윤 대통령은 함께 온 장관, 대통령실 참모들에 "오늘 나온 건의 사항을 전체 일반화해 지원해하려 하지 말고 즉시 개선할 수 있는 것부터 즉각 추진하라"고 당부하면서 내년 예산에도 반영하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간담회에 앞서 권역외상센터 응급실을 돌아봤다. 정 병원장의 안내에 따라 이동하면서 의료진들에 "환자 곁을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고생이 많으십니다" "고맙습니다"라고 연신 말했다.
이어 6층 시뮬레이션 센터로 이동해 시뮬레이션룸, 교육실습장 등 시설을 살펴봤다.
윤 대통령은 의료계의 집단행동으로 비상 진료 체계로 가동되고 있는 병원들을 잇따라 방문하고 있다. 지난 3월 18일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을 시작으로 이번이 네번째로, 지역 상급종합병원 방문은 부산대병원이 처음이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중증외상환자의 응급소생, 수술 등이 모두 이뤄지는 최종 상급기관이다. 총 17개 전국 권역외상센터 중 5년 연속 보건복지부 평가에서 A등급을 받는 등 국내 최고 외상센터로 최고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지난 2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피습 사건 당시 이 대표가 부산대병원에서 응급처치만 받고 헬기편으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돼 '지역의료 패싱' 논란이 일었다.
지역의료를 살리겠다던 이 대표가 지역의료를 무시하고 서울로 가버렸다는 비판 여론이 들끓었고, 의료계에서도 이 대표이 전원 조치는 국내 응급의료 체계에서 벗어난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윤 대통령도 그동안 환자들이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 같은 지역의 최고 병원을 외면한 채 무작정 서울의 대형병원을 찾고, 부족한 의료인력마저 수도권으로 쏠리면서 지역의료의 어려움이 더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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