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홍콩 ELS 손실액 2조원…"부제소 합의해야 배상"

기사등록 2024/04/07 10:00:00 최종수정 2024/04/07 10:04:51

국민·신한·하나·농협·SC제일 손실 1조9571억, 손실률 50.4% 집계

부제소 동의 이후 배상, 중도해지 고객도 불완전판매 시 대상 포함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투기자본감시센터와 홍콩지수 ELS 피해자 모임 회원들이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열린 시중은행 등 홍콩지수 ELS 손실 관련 고발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04.03.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이달 들어 은행들이 판매한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의 원금 손실액이 2조원 규모로 불어났다. 업계가 자율조정을 추진해 실제 배상금 지급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기까지는 비중 산정과 부제소 합의 등 절차에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의 홍콩 ELS 만기 도래 규모는 1월부터 이달 4일까지 누적 3조881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원금 손실액은 1조9571억원으로 확정 손실률 평균 50.4%를 나타냈다.

이들 5개 은행의 올해 만기 도래 규모는 상반기(4~6월) 5조2456억원, 하반기(7~12월) 4조8935억원 등 10조1391억원 규모다. 상대적으로 판매액이 작은 우리은행(413억원)과 한국씨티은행(370억원)을 더하면 약 10조2000억원 규모가 된다.

국민은행은 남은 상반기 2조7677억원의 만기가 도래한다. 하반기에는 1조9724억원이 남아있다.

신한은행은 상반기 8008억원, 하반기 9636억원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은 상반기 5847억원, 하반기 1조2193억원 규모다.

농협은행은 상반기 7177억원, 하반기 3169억원이 남았다. SC제일은행은 상반기 3747억원, 하반기 4213억원이 도래한다.

은행들은 지난달 말 잇달아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기준안을 수용하고 자율배상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까지 하나은행이 발표한 일부 사례를 제외하면 실제 배상 진행은 더딘 상황이다.

배상 비율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은행과 고객들 간 이견을 좁히는 게 관건으로 꼽힌다. 홍콩 ELS에 가입한 고객들은 금감원과 은행 측에 민원을 제기해도 답변이 지연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농협은행은 최근 자율조정 추진 관련 질의응답을 고객에게 안내했다. 해당 안내에 따르면 자율조정 절차는 '사실관계 조사→조정비율 산정과 투자자 통보→투자자 동의서 등 관련 서류 제출→자율조정 대상금액 지급' 순으로 이뤄진다.

투자자 동의서는 민원, 고소, 소송 취하 증빙서류 제출 등 부제소 합의에 관련한 내용이다. 기존 민원과 소송을 취소하고 추후에도 제기하지 않겠다는 동의가 담겨야 한다.

중도해지 고객이라도 가입 당시 불완전판매 요소가 있었고 손실을 입었다면 자율조정 대상에 포함된다. 자율조정 대상 금액은 중도해지 시 확정된 손실액 기준이다. 또 같은 고객이라도 계좌별 가감요인이 달라 조정비율이 달라질 수 있다.

농협은행은 "조정금액 최종 지급까지는 고려해야 할 사항이 방대하고, 타 판매사나 관련기관과 협의할 내용이 많다"며 "여러 단계의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고객에게 나간 설명을 보면 국민은행은 "금융당국에서 제시한 분쟁조정기준안에 따른 보상의 적정 여부 검토를 진행 중"이라며 "추후 보상이 결정될 경우 대상이 되는 고객에게 안내하겠다"고 전했다.

신한은행은 "신속한 배상 절차가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주가연계상품과 관련된 사안으로 당행을 믿고 거래해준 고객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우리은행은 "가입한 상품의 만기일 이후 10영업일 이내에 배상 관련 안내문자를 발송할 예정"이라며 "정확한 배상금액은 만기 후 고객이 제출하는 서류 확인 후 산정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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