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질환 황반변성의 표적 치료제 시장
4달에 한번 안구주사 '바비스모' 급성장
인제니아 등 이중 항체 신약 개발 도전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바이오제약 기업들이 '넥스트 아일리아' 개발을 향해 달리고 있다.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는 글로벌 매출 '톱10' 안에 드는 블록버스터 안과질환 약이다. 작년 글로벌 매출은 약 12조5000억원 규모다. 2022년에는 13조원을 웃돌았다.
8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넥스트 아일리아 시장을 노리는 후발주자들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아일리아는 대표적인 실명 유발 질환인 당뇨 황반부종과 습성 황반변성 치료제다. 당뇨 황반부종과 습성 황반변성은 망막 중심부인 황반 주변에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이 보푸라기처럼 자라나면서 시야를 방해하고 황반 부종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글로벌데이터는 미국, 프랑스, 독일 등 주요 7개국의 해당 치료제 시장이 2021년 약 10조원(74억 달러)에서 2031년 약 37조원(275억 달러)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과 표적치료제 시장은 글로벌 제약사 로슈의 '루센티스'가 2006년 미국에서 승인받으며 열렸다.
VEGF(혈관내피성장인자) 기능 억제 단백질을 주기적으로 안구 내에 주사하는 식이라, 환자의 공포감을 줄이기 위해 주사 빈도를 줄이는 방향으로 진화해왔다.
리제네론과 바이엘이 2011년 출시한 아일리아는 4주 1회 빈도인 루센티스 투약 주기를 최대 8주 1회로 늘리면서 시장을 빠르게 선점해갔다.
최근 아일리아를 위협하며 급성장하고 있는 치료제는 로슈의 '바비스모'다. 바비스모는 기존 치료제가 표적하는 혈관내피성장인자(VEGF)에 더해 망막 혈관의 안전성을 저해하는 안지오포이에틴2(Ang2)를 함께 억제하는 이중항체 치료제다. 기존 1~2개월에 1회 맞아야 했던 안구주사 주기를 최대 16주 1회로 늘렸다. 바비스모는 출시 첫 해인 2022년 약 8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매출이 3조원(글로벌 기준)에 달했다.
아일리아의 특허 만료를 앞두고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신약 개발로 도전하는 기업도 있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에서 혈관내피세포의 Tie2 수용체를 활성화하는 항체를 연구한 한상열 박사가 2018년 미국 보스턴에 창업한 인제니아 테라퓨틱스가 대표적이다. 인제니아는 최근 글로벌 안과 전문 바이오 기업과 기술 이전 및 공동 연구 협약을 맺고 후보물질 'IGT-427'의 개발에 뛰어들었다.
IGT-427은 VEGF를 억제하면서, 혈관 손상과 혈액 누출 억제에 관여하는 Tie2를 활성화하는 이중 항체다. 현재 비임상 연구 중이다. 올해 임상에 진입하기 위한 절차를 준비 중이다.
인제니아 관계자는 "전임상 단계에서 효능을 입증했으며 그 결과를 토대로 IGT-427의 기술 이전을 진행할 수 있었다"며 "파트너사가 올해 임상을 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알테오젠의 자회사 알토스바이오로직스도 최근 습성 황반변성 치료제로 개발 중인 'VEGF·Tie2' 후보물질의 특허출원을 마쳤다고 밝혔다. VEGF 경로 억제 물질과 혈관안정화에 관여하는 Tie2 경로 조절 물질을 융합한 다중특이 융합단백질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글로벌 제약사도 황반변성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애브비는 2021년 리젠엑스바이오로부터 신약 후보물질을 기술이전 받아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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