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선거위, 하카리주 반 시장 당선자에게 취임권 인정
앞서 위원 표결 끝에 지역 선거위 '피선거권 박탈' 번복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튀르키예 최고선거위원회(YSK)가 최근 지방선거에서 당선이 취소됐던 쿠르드계 시장의 취임권을 회복하기로 결정했다.
3일(현지시각) AP에 따르면 YSK는 이날 인민평등민주당(DEM) 소속으로 하카리주 반시의 시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 무효처분을 받았던 아브둘라흐 제이단 전 튀르키예 대국민의회 의원의 당선을 인정하기로 결정했다. DEM의 이의 신청을 수용한 YSK는 위원 과반 결정에 따라 제이단 전 의원의 시장 선출을 확인했다.
제이단 전 의원은 지난달 31일 실시한 지방선거에서 득표율 55%로 시장직에 당선했지만 지역 선거당국은 지난 2일 그의 피선거권이 없다며 당선을 무효로 했다. 조치를 발표하면서 여당인 정의개발당(AKP) 소속 후보가 득표율 27%로 새 시장에 당선됐다고 공지했다.
이는 수감된 제이단 전 의원은 선거에 출마할 자격이 없다는 법원 결정을 인용한 조치였다.
이 같은 결정에 튀르키예에서는 광범위한 시위가 발생했고, 당국은 물대포와 최루탄을 사용해 이를 진압했다. 그 과정에서 튀르키예 당국은 시위자 수십 명을 체포했다.
튀르키예 정부는 쿠르드족 국가의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무장 조직 쿠르드노동자당(PKK)과 갈등을 빚고 있다. PKK는 쿠르드족이 설립한 무장 조직으로, 쿠르드인 국가 수립을 기치로 1984년 무장투쟁을 시작했다. 이들은 1990년 뒤로 튀르키예 곳곳에서 테러를 일으켰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는 지난 몇 년 동안 쿠르드족 무장세력과의 연계 의혹이 있는 선출된 친(親)쿠르드계 시장을 직위 해제했다. 그 자리에는 정부가 특정 인사를 지명해 임명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AKP는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에 패했다. 특히 CHP는 주요 5대 도시(이스탄불·앙카라·이즈미르·부르사·안탈리아) 시장직을 모두 확보했고, 전체 정당 득표율도 AKP를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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