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민생경제특위 출범…금투세 폐지도 추진
민주, 경제실정 부각-정권심판 강조…민생지원금 거론
[서울=뉴시스] 임종명 신항섭 기자 = 여야가 4·10총선 16일 전인 25일 민생 공약을 내세우며 중도층 중심의 표심 공략에 나서는 모양새다. 여당의 거대야당 심판론과 야권의 정권 심판론을 넘어 당장 유권자들이 실감할 수 있는 먹고 사는 문제에 집중하면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높은 물가상승율을 잡아 민생 경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약했다. 최근 정부와 여당에 대한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고물가가 꼽히고 있다. 이에 물가를 잡기 위한 일환으로 민생경제특별위원회를 출범했다.
전날 유일호 공동민생경제특위원장은 "부동산 가격 잡겠다고 수많은 조치 남발해 정반대 결과를 내는 이런 정책은 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정부와 혼연일체 돼 물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추경호 공동민생경제특위원장도 "장바구니 물가안정은 민생의 최우선 과제인 만큼 우리 국민의힘과 정부는 서민물가안정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정부가 발표한 농산물 가격 안정대책이 대형마트에 머무르지 않고 중소형 마트, 일반전통시장, 온라인구매 등 다양한 소비채널에서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철저히 점검하고 또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해나갈 것"이라고 공약했다.
물가 안정 약속과 함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도 추진한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 등 금융투자로 얻은 소득이 5000만원을 넘을 경우, 수익의 20%(3억원 초과분은 25%)를 과세하는 제도다. 지난 2020년 문재인 정부 당시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의 일환으로 추진돼 지난해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여야 합의로 시행 시기가 내년으로 연기됐다.
이는 1400만으로 추정되는 개인투자자들의 민심을 얻기 위함이다. 개인투자자들은 금투세에 대한 반대 입장을 보여왔다. 지난 22일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금투세 폐지를 위해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전날 한 위원장은 "이미 주식거래세가 있는 상황에서 투자소득까지 과세한다면 투자자 이탈이 우려되고 자본시장 침체로 오히려 세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면서 "이건 마치 민주당이 실패했던 소득주도 성장의 실험을 다시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금투세 폐지법안, 소득세법 개정안을 제출했지만 거대야당인 민주당이 반대해 통과되지 않고 폐기될 상황"이라며 "이번 총선에서 금투세 폐지에 발목 잡는 민주당을 반드시 심판하고 국민의힘이 금투세를 폐지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애당초 정권심판론을 꺼내든 배경에 '민생 악화'가 자리잡고 있다. 국제적 경제 위기 및 대응 미흡에 따른 실정을 문제삼으며 이번 선거에서 심판해야 국가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선거운동에 사용되는 손팻말 구호도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 민주당이 살립니다'이다.
이재명 대표는 이때까지 전국 곳곳에 선거운동 지원에 나서면서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시장과 상가 단지, 광장 등을 중심으로 행보했다.
이 대표는 이날 경남 창원 민주당 경남도당 회의실에서 진행된 현장 선대위에서도 정권을 향한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지난 18일 대통령이 대파 한단을 들고 875원이면 합리적 가격이라고 했던 그날 성태윤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이 18일부터 물가가 공격적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했다"며 "가뜩이나 생활고로 힘든데 대통령 실언에 물가를 끼워맞추는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국민 마음을 위로하기는커녕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 불지르고 있다"며 "대통령 심기를 경호할 시간이 있으면 탁상행정을 그만두고 당장 시장에 가서 살펴봐라"라고 했다.
이 대표는 전날 서울 각 권역 지원에 나서서는 '민생회복 지원금'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지난 24일 오전 송파 새마을전통시장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국정실패로 민생과 경제가 완전히 파탄 지경에 처했다"며 경제 위기를 해소할 방책으로 '민생회복 지원금'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민생경제 비상사태 해결을 위해 국민 모두에게 1인당 25만원, 가구당 평균 100만원의 '민생회복 지원금' 지급을 제안한다"며 "기초생활 수급자와 차상위 취약 계층은 1인당 10만원 추가 지급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 때 재난지원금처럼 민생회복 지원금도 지역화폐로 지급하겠다"며 "지역과 소상공인 골목상권에서만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민생회복 지원금에 필요한 예산은 약 13조원 정도라며 "국채를 발행하거나 기존 예산을 조정하면 얼마든지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10대 공약 중 1호 공약도 민생 관련 내용이다.
여기에는 국민의 기본주거권을 국가가 책임지도록 하겠다는 내용과 함께 교통비 절감을 위한 월 3만원 청년패스, 월 5만원 국민패스, 어르신을 위한 무상패스 등이 담겼다.
이와 함께 ▲근로소득 세액 공제 기준 및 한도 상향 ▲주 4일제 또는 4.5일제 도입을 위한 기업 지원 ▲가계대출 이자에 불필요한 가산금리 항목 제외 ▲대학생 국가장학금 확대 ▲모든 경로당에 주5일 어르신 점심 무상제공 ▲대학생 천원의 아침밥 확대 등 먹거리 돌봄체계 구축 등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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