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첫 모의수능 나흘 앞인데…'의대·무전공' 안갯 속 대입

기사등록 2024/03/24 07:00:00 최종수정 2024/03/24 07:25:30

고3 대상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 오는 28일에 실시

'문과침공'도 골치인데 대입요강 5월말은 돼야 확정

예년과 달리 사전예고제 사실상 무력화…대폭 수정

3월 학평, "원래도 보수적으로 봐야"…N수생 불참해

"수험생, 불안해 말고 내실 기해야…복습에 매진해야"

[대구=뉴시스]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실시된 지난해 10월12일 오전 대구 수성구 정화여자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이 시험 문제를 푸는 모습. (사진=뉴시스DB). 2024.03.24.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대입 레이스의 시작으로 불리는 고교 3학년 모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인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가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예년과 달리 올해는 의과대학 증원과 무전공 입학정원 확대 등으로 변수가 많아 수험생들이 성적표를 받아도 정밀한 진학 지도를 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수험생들은 불안해 하지 말고 일단은 내실을 기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게 입시 전문가들의 당부다.

24일 교육계와 입시업계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이 주관하는 3월 학평은 오는 28일 오전 전국 고교에서 응시를 신청한 고3 학생을 대상으로 일제히 치러질 예정이다.

◆N수생 없고 범위 적지만 첫 시험…자만 역시 금물

학평은 일선 고교의 사교육 업체 사설 모의고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도입된 '교육청 모의고사'다. 고교 교사들이 출제하기 때문에 수능 시행기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의 6·9월 모의평가보단 중요도가 낮다.

3월 학평은 출제 범위도 수능보다 적다. 한 예로 수학은 모든 수험생이 치르는 공통과목 '수학Ⅰ'·'수학Ⅱ'는 전 범위가 출제되나 3개 중 1개를 택해 치르는 선택과목 '확률과 통계'·'미적분'·'기하'는 일부만 출제된다.

그러나 수험생들과 입시 전문가들이 다른 학평과 달리 유독 3월 학평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 해 전국 단위로 치러지는 첫 번째 모의수능이기 때문이다. 재수생 등 'N수생'이 없지만 적어도 수능을 준비하는 고3 수험생 중에 자신의 성적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자리가 된다.

지금은 앞선 학습의 결과를 받는다 생각하고 2학년까지 본인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영역이나 취약 단원 위주로 복습을 하는 게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3월 학평은 지금까지 본인이 얼마나 공부를 해 왔는지 가늠하는 시험"이라며 "이번 시기를 지나면 복습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마지막 복습에 매진하자"고 했다.

그는 "문제풀이보다는 부족한 개념을 정리해 가는 학습의 과정이 더 중요하다"며 "개념정리가 어느 정도 됐다면 최근 3년 간의 기출문제를 푸는 걸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내신 형태가 아닌 수능 형식의 문제를 처음 접하고 당황하지 않도록 연습해 보라는 것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수험생들에게 3월 학평의 결과를 보수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범위도 좁고 수능을 한 번 경험해 본 N수생이 없기 때문이다. 6월 모의평가에선 성적이 다소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3월 학평은 스스로 자긍심을 갖는 기회로 삼되, 과하면 현실 파악이 안 돼 궁극적으로 부정적 결과를 가져 온다"며 "3월 학평보다 수능 점수가 더 안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지난해 12월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진학사 2024학년도 정시 합격전략 설명회에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강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DB). 2024.03.24. photo@newsis.com
◆문과침공도 골치인데 의대에 무전공…우여곡절 대입

수험생들이 3월 학평의 결과를 보수적으로 봐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지난해 4월 공표됐던 대학별 입시 계획과 선발 인원 등이 대폭 수정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고등교육법상 대입 사전예고제로 전년도 4월 말까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이 정해지므로 예년에는 입시요강이 나오기 전에도 어느 정도 진학지도가 가능했다.

그러나 올해는 전문가들과 고교 진학 교사들도 섣불리 지도하기 어렵다고 털어 놓을 만큼 변수가 많다.

1호 인기 학과인 의대의 대학별 정원은 일단 확정됐지만 수험생들의 '대입 룰'에 해당하는 수시·정시 전형 비율이나 세부 선발 방식은 여전히 안개 속에 놓여 있다.

의대는 지방대조차도 서울대보다 합격선이 높다. 또한 의대 2000명 증원은 다른 학과를 감축한 게 아닌 '순증'이다. 최상위권 대학의 이공계열 합격선도 의대 합격선과 함께 큰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대다수 대학은 교육부의 '전공 벽 허물기' 기조에 따라 자유전공학부 등 '무전공' 정원도 늘려야 한다. 이 모든 게 반영된 입시요강은 5월말이 돼야 나온다.

여기에 예년에도 계속됐던 이과생의 일명 '문과침공' 논란도 이어질 전망이다. 수능 수학이 올해 포함 3년은 더 '공통+선택과목' 형태로 실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모든 수험생은 지망하는 전공과 상관 없이 똑같은 공통과목 문제를 푸는데, 정작 선택과목 때문에 교육과정에서 없어진 문·이과 구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시에서 서울 주요 대학 이공계열에 지원하려면 수능 수학 '미적분' 또는 '기하'를 응시해야만 했었다.

이로 인해 수능 수학에서 '미적분'을 택한 수험생이 '확률과 통계' 수험생과 같은 수의 문제를 맞혀도, 성적표에 인쇄되는 표준점수는 '미적분'이 더 높은 상황이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해 2월 교육부는 국고 사업인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을 손질하면서 대학들에게 '수능 필수 응시과목'을 폐지하도록 권고했다.

그러나 '미적분' 응시생이 유리한 수능 성적 산출 방식과 필수 응시과목을 가산점 제도로 바꾼 대학들 때문에 '문과침공' 논란은 잦아들기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이 소장은 "그 어느 때보다도 올해 입시는 짐작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가고 있다"면서도 "수험생 입장에서는 다가오는 입시 환경에 부담스러워 하거나 불안한 마음으로 상황에 몰두하기보다는 수능 준비나 내신 교과 학습에 보다 더 힘을 쏟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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