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존슨 하원의장, 합동 회의 초청 추진
'네타냐후와 갈등 불씨' 슈머 "언제든 환영"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미국 민주당이 '이스라엘 정권 교체' 발언으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미 하원 공화당이 네타냐후 총리를 의회에 초청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네타냐후 총리와 갈등 시발점이 된 척 슈머 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언제든 환영한다며 제안을 수락했다.
21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슈머 원내대표는 이날 네타냐후 총리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관련 의회 합동 회의에 초청하자는 공화당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의 제안을 사실상 받아들였다.
슈머 원내대표는 성명을 내 "이스라엘 총리가 초당적 방식으로 의회에서 연설할 기회를 언제나 환영한다"고 밝혔다.
존슨 의장은 전날 의회에 네타냐후 총리를 초청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오전에도 CNBC와 인터뷰를 통해 초청을 확실히 추진하겠다며 "이 모든 것과 관련해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슈머 원내대표 측은 존슨 의장과 아직 관련 논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의회 합동 회의에서 연설하려면 하원 의장 초청과 함께 상원 다수당 원내대표 승인이 필요하다. 존슨 하원의장은 상원 다수당인 민주당의 슈머 원내대표가 협조를 거부할 경우, 하원 연설만 해도 괜찮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민주당 상원 비공개 오찬에서 연설하고 싶다고 요청했지만, 슈머 원내대표는 회의가 당파적 형식으로 개최되면 안 된다며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공화당 상원 지도부는 같은 요청을 받아들였고, 결국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비공개 화상회의에서 연설하게 됐다. 이 자리에서 슈머 원내대표를 강력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의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슈머 원내대표를 필두로 민주당 내부에서 이스라엘 정권 교체 필요성 목소리가 나오면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대표적인 친이스라엘 성향이었던 슈머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상원 연설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의 최대 이익보다 자신의 정치적 생존을 우선시하면서 길을 잃었다"며 "중대한 시기 새로운 선거를 여는 게 이스라엘 미래에 대한 건강하고 열린 의사결정을 허용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발언했다.
주미 이스라엘 대사 등 주요 인사들은 즉시 반발했고, 네타냐후 총리도 지난 17일 CNN과 인터뷰에서 해당 발언이 "완전히 부적절하다"며 "(정권 교체는) 이스라엘 국민들이 할 일이다. 이스라엘은 바나나 공화국이 아니다"라며 맹비난했다.
민주당 내부에선 "평화를 위한 마음에서 나온 것"이라며, 슈머 원내대표 발언이 "용기의 행동이자, 이스라엘에 대한 사랑의 행동"이라고 치켜세웠다. 네타냐후 총리가 잘못된 정보에 기반해 판단하고 있다며, 가자지구에 더 많은 원조를 허용해야 한다고 비판을 더하기도 했다.
공화당은 민주당 비판에 나섰다. 하원 외교위원장인 마이클 맥콜 공화당 의원은 폭스뉴스에 "(슈머 발언은) 부적절하고 부끄럽다"며, 민주당 내 분열을 보여준다고 비난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지난 18일 해당 발언을 언급, 민주당이 "사실 이스라엘을 싫어한다고 생각한다"며 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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