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질↓ 우려" 전공의·의대생…인서울은 '증원 0'인데 왜 계속 이탈?

기사등록 2024/03/22 05:30:00 최종수정 2024/03/22 06:33:30

증원없는 서울 소재 의대, 교육의 질 저하 우려 사라져

전공의 복귀 조짐 없어…의대생은 휴학 230건 더 늘어

"교육 질 우려로 떠났다면 증원 없는 대학은 복귀해야"

"전체 인원 늘면 전공의 경쟁자 늘어나는 거부감 큰 것"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지난 19일 대구의 한 대학병원 1층 로비에 "의사 선생님 환자 곁을 지켜주세요"라는 소원쪽지가 붙어 있는 모습. 2024.03.19. lmy@newsis.com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서울 소재 의대 정원은 1명도 늘어나지 않은 상황에서 교육의 질 저하 우려 등을 이유로 의료·교육 현장을 떠났던 전공의·의대생들이 여전히 복귀하지 않자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교육의 질 저하라는 표면적 이유 외에 다른 이유가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22일 정부의 의대 배정 결과를 보면 2000명 중 비수도권에 82%인 1639명, 경기·인천에 18%인 361명을 배정했고 서울 소재 대학에는 배분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가톨릭대, 경희대, 고려대, 서울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 의대는 증원이 없다.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의대 증원에 반발해 이탈한 이유 중 하나는 정원이 늘면 교육과 수련 환경이 더 열악해진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서울 소재 대학은 정원 증가가 없어, 이들이 이탈한 이유 중 하나인 의대 교육 질 저하 우려는 사라지게 된 셈이다.

특히 김건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 비상대책위원회 공동 비대위원장은 중앙대,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세브란스병원 소속이다.

그러나 의대 정원 배분 발표 이후에도 전공의와 의대생 복귀는 요원한 상태다. 교육부가 전국 40개 의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유효 휴학 신청 건수는 5개교, 230건이 늘었고 휴학계를 철회한 학생은 1명 뿐이었다.

이에 대해 송기민(한양대 교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보건의료위원장은 "정말 교육의 질 저하를 우려로 떠난 것이었다면, (증원이 없는) 서울 소재 의대 소속은 복귀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복귀하지 않는다는 건 교육의 질 저하가 아니라 다른 뜻이 있었다는 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전체적으로 인원이 늘어나는 것 자체가 전공의 입장에서는 경쟁자가 늘어나는 상황이고, 이에 대한 거부감이 큰 것이기 때문에 서울 소재 의대 증원은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지난 21일 오전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이날 정부는 다음 주부터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정지 처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2024.03.21. kmn@newsis.com
정부는 이탈한 전공의들에게 복귀 여부와 관계없이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가장 먼저 진료유지명령 및 업무개시명령 위반이 확인돼 면허정지 행정처분 사전통보를 한 전공의들의 의견 개진 기한이 오는 25일이다. 이를 고려해 복지부는 다음 주부터 원칙대로 면허정지 처분을 이행할 계획이다.

복귀 시점에 따라 처분의 강도는 달라질 수 있지만, 복귀를 하더라도 처분은 이뤄질 예정이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2월29일까지 기한을 정해서 그때까지 돌아오면 처벌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대부분 돌아오지 않았다"며 "기한을 넘겨 복귀를 하는 경우 처분은 불가피하다. 다만 조기 복귀자에게는 상응하는, 처분에 유리함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전공의들의 수련환경 개선에는 속도를 높인다. 전날에는 전공의 처우개선 논의를 위한 전문가 토론회를 열고 근무 시간 재정 지원 등의 개선 방안에 대해 의견을 수렴했다.

복지부는 현재 36시간인 연속 근무시간을 단축하는 시범 사업을 올 상반기 내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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