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비대위 "투쟁방향 24일 의논…어떤 결론? 예측불허"

기사등록 2024/03/21 16:17:41 최종수정 2024/03/21 16:47:32

"주먹구구식 탁상행정 말문 막혀"

"땜질식 처방 필수의료 붕괴 불러"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정부가 올해 입시부터 늘어나는 의대정원 2000명을 각 의대에 배정하는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의협 비대위)가 오는 24일 회의를 열고 향후 투쟁 방향을 논의하기로 했다. 2024.03.21.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정부가 올해 입시부터 늘어나는 의대정원 2000명을 각 의대에 배정하는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의협 비대위)가 오는 24일 회의를 열고 향후 투쟁 방향을 논의하기로 했다.

김성근 의협 비대위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여의도성모병원 외과 교수)은 21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 지하 1층에서 가진 정례 브리핑에서 "대전협(대한전공의협회), 의대협(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전의교협(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과 어떻게 움직여야 할 것인지 의견을 나누고 있다"면서 "이번 주 일요일 오후 2시 비대위 회의를 열고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의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아직 결론을 낸 것은 아니다"면서도 "여러 번 호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너무 강경하게 받아주지 않고 있다. 앞으로 어떤 사태가 벌어질지 예측불허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의협 비대위는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이 복귀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의료계는 정부를 향해 대화의 문을 열고 있다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정부는 전공의들이 돌아올 수 있게 힘써야 하는데, 굉장히 답답하다"면서 "대화를 하자면서 행위를 보면 대화를 하자는 것이 아니여서 대화의 장이 마련되기 어렵다. 비대위, 대전협, 의대생 대표 모두 당장 오늘 저녁이라도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복귀 전공의들이 1명이라도 면허정지 처분 등을 받으면 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처분이 나오면 행정소송에 들어갈 것"이라면서 "단 1명이라도 받게 되면 교수협 등에서 밝힌 바와 같이 강력한 조치에 들어가겠다. 그에 앞서 양측이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 방안을 만들 수 있도록 정부가 유연한 자세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했다.

의협이 지난 20일부터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전자투표에 들어간 가운데, 회장 후보자들이 대부분 강경파여서 집단휴진 등 대정부 투쟁 수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 부위원장은 "현재 3차병원에서 수술과 진료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지만 2차 병원에서 어느 정도 소화해주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런 상황이 지속될 순 없다. 개원가에서 다른 움직임이 생긴다는 것은 그야말로 대한민국 의료 파국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김강현 의협 비대위 대변인은 정부의 의대정원 배정안과 관련해 입장문 발표를 통해 "정부는 대한민국 의료붕괴를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갔다"고 규탄했다.

김 대변인은 "발표 세부 내용을 보면 의료현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예쁘게 숫자만 맞춰 주먹구구식으로 배분한 탁상행정에 기가 막혀 말문이 막힌다. 심지어 300% 넘게 증원하겠다는 곳도 있다"면서 "의사들은 국민과 환자들을 위해 의료계와 함께 우리나라 의료를 정상화시켜 달라고 정부에 간절히 호소했지만 끝내 거부 당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20여년 동안 필수의료 붕괴를 막아달라고 정부에 끝없이 호소했다"면서 "대한민국 의료를 왜곡시키고 있는 제도들의 개선을 강하게 요구했지만 정부는 비용이 들어가고, 국민을 설득해야 하는 제도 개선은 외면한 채 땜질식 정책으로 오늘날의 필수의료 붕괴를 불러왔다"고 했다.

또 "심지어 의료계의 간절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을 완전히 망가뜨릴 의대 2000명 증원을 전광석화처럼 발표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오늘도 현장에서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의사들과 대화하기는 커녕 범죄 집단으로 몰아 짓밟고 있다"면서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직결되는 의료 제도를 충분한 논의도 없이 뭔가에 홀린 듯 전격적으로 망가뜨리고 있다. 이런 억압적이고 꽉 막힌 정권은 역사상 어디를 봐도 유례를 찾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아 있는 의사들은 최선을 다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겠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발생하게 될 모든 문제는 의사들의 간절한 외침을 철저하게 짓밟은 정부에 있음을 명확히 밝혀 둔다"고 경고했다.

또 "의사도 국민이고, 환자고, 환자 가족이기 때문에 전국 어디에서나 안전하게 진료받을 수 있게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이 제대로 개선되길 의사들도 바라고 있다"면서 "현 정권이 약속한 연금, 노동, 교육개혁은 어디로 갔느냐, 왜 하필 지금 준비도 안 된 의대증원이냐"고 반문했다.

김 대변인은 "현재 대한의사협회장 선거가 진행 중인 상황으로, 투표 첫날 54%의 투표율이 나온 것은 과연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정부는 준엄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면서 "대한의사협회는 14만 의사 회원들과 함께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한민국 의료를 지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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