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프로야구 하이라이트 영상서 자막 오류 잇달아
중계 송출 중단 등은 없어…티빙 "여러 조치 진행 중"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티빙이 한국 프로야구(KBO) 리그 중계 시작부터 야구팬들의 잇단 비판을 받고 있다.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선수명, 야구 용어가 잘못 기재하는 등 여러 오류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티빙은 주말 간 야구팬들이 지적한 일부 영상을 수정한 가운데 남은 문제점들도 종합해 빠른 시일 안에 시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티빙은 지난 9일부터 KBO 리그 모바일 독점 중계를 시작했다. 올해부터 네이버, 에이닷(SK텔레콤), 스포키(LG유플러스), 아프리카TV 등에서 무료로 프로야구를 볼 수 없게 되면서 많은 야구팬이 모바일 시청을 위해 티빙으로 향했다.
9일 오후 2시 기준 티빙 실시간 채널 중 프로야구 5경기가 차지한 비중은 약 98%였다. 그만큼 많은 야구팬이 티빙에서 경기를 시청했는데 9~10일 이틀간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티빙 중계 서비스에 대한 평가 글이 게재되고 있다.
◆"딜레이 이 정도는 괜찮아"…야구 중계는 합격점 받은 티빙
뉴시스가 지난 9일 오후 1시부터 티빙이 중계했던 SSG 대 롯데 경기를 실시간으로 확인한 결과 중계 송출이 중단되는 등 큰 오류는 없었다.
모바일 중계가 TV 중계보다 경기 화면이 늦게 송출되는 '딜레이' 시간도 짧았다. 스포티비(SPOTV)가 중계했던 기아 타이거즈 대 NC 다이노스전을 TV 중계와 티빙 중계를 비교한 결과 티빙이 약 10초 늦게 지연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적으로 모바일 중계는 기술 여건상 TV 중계보다 느리게 송출된다. 딜레이 시간이 길어지면 온라인 채팅 등으로 야구를 시청하던 모바일 중계 시청자는 다른 네티즌에게 경기 내용을 미리 알 수 있어 흥미를 떨어뜨린다. 10초 정도 딜레이에 대해 일부 야구팬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중계 화질도 괜찮다는 평가를 받았다. 티빙 광고 요금제(월 5500원)의 경우 최대 1080p 화질을 지원하는 데 KBO 리그 시청을 위해 광고 요금제에 가입한 일부 네티즌은 화질이 괜찮다는 글이 올라왔다.
◆3루 주자 SAFE, 전준우가 아닌 '전근우'?…"하이라이트는 불합격"
문제는 경기 후 제공된 하이라이트 등 가공 영상이었다. 야구팬들이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지적한 점은 ▲리그 메인 후원사 모자이크 ▲야구 용어 오류 ▲선수명 오기 등이다.
KBO 리그는 현재 신한은행이 메인 후원사로 운영돼 리그 공식 명칭도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다. 이에 일부 방송사는 경기 생중계 때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그래픽을 우측 상단에 게재했다.
하지만 티빙 하이라이트 영상에는 해당 그래픽이 모자이크 처리되고 그 위에 티빙 로고가 삽입되는 일이 있었다. 이에 일부 야구팬은 프로야구 메인 후원사를 존중하지 않은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가 제기되자 티빙은 다음 날인 10일 경기(키움 대 두산) 하이라이트 영상에 해당 그래픽을 표시하는 대신 티빙 로고를 표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야구 용어 오류의 경우 9일 한화 이글스 대 삼성 라이온즈 경기에 대한 지적 글이 주로 올라왔다. 3루 주자 세이프(SAFE)를 세이브(SAVE)로 표기하거나 3루를 돌고 홈 플레이트를 밟았다는 뜻의 '홈인'을 '홈런'으로 잘못 표기하는 등이었다.
뉴시스가 11일 오전 11시께 논란이 됐던 영상을 확인한 결과 '세이프'는 정정된 가운데 주자의 홈 인은 여전히 '홈런'으로 표기돼 있었다.
타자를 소개할 때 자막으로 타자 라인업 순서대로가 아닌 선수 등번호를 가리키는 일도 있었다. 통상적으로 야구 중계는 선수를 가리킬 때 등번호 대신 타순으로 지칭한다. 예를 들어 9일 한화 대 삼성 경기의 경우 삼성 소속 맥키넌을 등번호 24번이 아닌 타순인 4번 타자로 부르는 게 맞다.
이 밖에 롯데 자이언츠 전준우를 '전근우'로 표시하는 등 선수명 오기도 있었다. 전근우 자막 오류도 이날 오전 11시께 수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구단의 2차 가공권 침해, 문자 중계 오류 등도 잇달아 제기되면서 티빙이 서비스를 미숙하게 준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월 이용자 1000만명 기대한 티빙, 야구 중계 시작부터 '삐걱'
티빙은 지난 4일 출시한 광고 요금제와 프로야구 모바일 독점 중계를 계기로 올해 월 이용자 수(MAU) 1000만명을 목표를 기대해 왔다. 올해부터 3년간 1350억원(연간 450억원) 규모의 KBO 리그 유무선 중계권을 따낸 것도 티빙의 스포츠 콘텐츠 포트폴리오 강화 의지를 보여준 셈이다.
야구팬들도 유료 중계인 만큼 기존에 무료 중계했던 네이버, 에이닷, 스포키 등보다 좋은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길 기대했다. 네이버, SK텔레콤, LG유플러스는 최근 프로야구 생중계 서비스 종료를 공지했기에 티빙을 향한 야구팬 기대는 더 컸다.
하지만 야구팬 대다수는 현재 티빙의 유료 중계에 대해 무료 중계보다 못한 서비스에 아쉬움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부 팬은 "아직 시범경기니까 정규 시즌까지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내비쳤다.
티빙 관계자는 "야구팬들의 의견에 대해 조치 진행 중이다. 본 시즌 개막에 앞서 야구 팬들 만족도를 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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