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정운천 vs 민주 이성윤 vs 진보 강성희 '3강'
약소정당도 출사표…바닥민심 당선향방 가를 듯
[전주=뉴시스]최정규 기자 = 4·10 국회의원 선거를 30일 앞두고 전북 전주을 지역구는 다자구도로 대진표가 확정됐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강세인 전북 중에서도 과거 여당 후보가 당선됐고 지난 보궐선거에서는 진보당이 차지하는 이변도 연출되면서 사실상 전북정치 1번지인 전주을이 전북 내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출마 후보자 면면을 살펴보면 각양각색의 색깔이 확실한 만큼 그 어떤 누구의 승리도 장담할 수 없는 지역이다. 무엇보다 전주을 선거구는 조직싸움이 아닌 바닥민심이 당선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여 전주을 유권자들의 이번 선택의 향방이 주목된다.
◆민주, 출마 10일만의 기적 이성윤 전 서울고검장
민주당 전주을 선거구 경선 결과는 정치신인 이성윤(62) 전 고검장이 압도적 표로 공천장을 거머쥐었다.
지난달 23일 이 전 고검장이 민주당에 영입됐고 4일 뒤 출마를 선언했다. 경선은 지난 3일부터 4일까지 진행됐다. 정치입문 10일만의 결과였다.
과반이 넘는 득표를 받아 4년간 텃밭을 일구며 선거조직을 넓혀왔던 후보들을 모두 좌절시켰다.
이 전 고검장의 공천은 후보자 개인의 단순 지역구 텃밭가꾸기가 아닌 유권자에 후보의 존재를 각인시킬 수 있는 '존재감'과 유권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시대의 흐름'을 읽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 전 고검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희대 법대 후배로 검찰 내 대표적 '친문'(친문재인) 인사로 꼽힌다. 지난 정부에서 법무부 검찰국장·서울중앙지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쳐 서울고검장으로 영전했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 한직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밀려났다.
그는 "윤석열 사단은 하나회에 비견된다"는 발언을 하는 등 윤석열 대통령에 맞서 싸우는 투사의 이미지가 각인됐다.
◆국민의힘 정운천, 4년만에 전북 텃밭 한가운데 여당 깃발 꽂나?
지난 20대 총선에서 전주을 선거구에 여당후보로 나선 정운천(70) 의원은 이미 이곳에서 한 번 금배지를 달았다. 보수진영의 불모지로 불리는 '전북'에서 3수 끝에 거머쥔 승리였다.
이후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여파로 정 의원은 재선을 포기하고 비례대표로 선회했다가 4년만에 지역구 탈환을 노린다.
반 여당 정서가 뿌리 깊게 박혀있는 전북이지만 정 의원은 이념적 성향보다 지역주의 타파라는 이미지가 더 크다. 무엇보다 전북을 위해 '쌍발통 정치'를 주장하는 대표적 주자로 인식되고 있다.
2016년 3자 구도로 벌어진 총선에서 거머쥔 승리경험이 있던 만큼 지난 20대 총선과 비슷한 구도로 펼쳐져 정 의원의 전주을 재입성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기도 하다.
정 의원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재선으로 쌓은 행정적·정치적 경륜을 앞세워 전주을 유권자들의 표심을 공략한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에서 전북지역에 여당 깃발을 꽂기 원하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직접적인 지원사격도 이뤄질 가능성도 높다.
◆진보당, 1년 전 기적을 다시 한 번…강성희 의원
강성희(51) 의원은 이상직 전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당선무효형이 선고되면서 치러진 전주을 재선거 결과 승리를 거머쥐면서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조직면에서 약할 것이라고 분석된 전주을에 당선 깃발을 꽂으면서 21대 국회에 진보당의 첫 입성이라는 기적을 연출했다.
당시 강 의원은 진보당 중앙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전주을 바닥민심을 끌어모아 당선됐다. 이번 선거에서도 중앙당의 전폭적인 지원 속 전주을 재선에 성공하겠다는 포부다.
1년만의 선거지만 강 의원의 색깔은 더욱 진해졌다. 전북특별자치도 행사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국정기조를 바꿀 생각이 없냐"는 질문을 했다가 경호원들에 끌려나간 이른바 '입틀막 사건'을 계기로 윤 정부 심판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는 최근 "민생과 민주주의를 무너뜨린 윤석열 정권의 출범은 사실상 쿠데타였다"는 발언을 통해 반윤(반윤석열)의 이미지를 명확하게 했다.
◆약소정당과 무소속이라 무시하지 마라…전기엽·오삼례·김광종
전주을에는 자유민주당과 자유통일당도 후보를 냈다.
자유민주당 소속 전기엽(68) 전주 홉킨스 전일내과 병원장이 이번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전 병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문제점과 부작용의 실상을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기 위해 출마했다"며 "그간 백신의 문제점을 알리는 데 주력했으나 정부가 귀담아듣지 않아 정치의 힘을 빌리고자 한다"고 출마 이유를 설명했다.
자유통일당의 오삼례(60·여) 목사는 따로 기자회견 등 출마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전주을 선거구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다.
무소속 김광종(61) 예비후보는 지난 전주을 재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했지만 이번 선거에 또 다시 도전장을 냈다.
김 예비후보는 "9번째 선거 도전이고 이번 선거도 꼴찌할 가능성도 높지만 1등만 알아주는 세상에서 꼴찌들에게도 희망이 있음을 보여드리고 싶어 나오게 됐다"며 "부동산, 가계부채, 지방소멸, 고령화, 저출산 등 5대 문제 해결 솔루션을 가진 저 김광종을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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