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되면 어쩌지…" 日정부, 美 대선 본격 대비

기사등록 2024/03/08 14:52:58 최종수정 2024/03/08 16:01:29

지지 보도…" 바이든·트럼프 각각 당선 가능성, 같은 정도라 판단"

[솔트레이크·베드민스터=AP/뉴시스]미국 공화당의 대통령 선거 후보가 도널드 프럼프 전 대통령으로 사실상 확정되면서 일본 정부는 관련 대응에 본격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8일 지지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해 8월10일(현지시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연설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왼쪽)과 지난해 6월13일 베드민스터에서 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모습. 2024.03.08.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미국 공화당의 대통령 선거 후보가 도널드 프럼프 전 대통령으로 사실상 확정되면서 일본 정부는 관련 대응에 본격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8일 지지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일본 외무성이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 본선 향방을 전망할 수 없기 때문에 미국의 "워싱턴DC 주미 일본대사관과 각지의 총영사관을 풀가동해 접전 주의 정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무성은 과거 쌓아온 인맥을 바탕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기 행정부에서 요직을 차지할 만한 인물들과의 접촉을 꾀할 생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했던 2016년 대선 당시 일본 정부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우세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트럼프 캠프에 대한 대응이 허술했다. 외무성의 한 간부는 이러한 과거를 바탕으로 "(우위와 열세 후보) 쌍방과 이야기 하는 것은 철칙"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민주당 후보로 유력한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의 재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같은 정도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지난 7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 대선과 관련 "우리나라로서도 관심을 가지고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본이 우려하고 있는 것은 동맹국을 중시하는 바이든 대통령과 달리 주한미군 철수 등을 언급한 바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다.
[도쿄=AP/뉴시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달 29일 중의원(하원) 정치윤리심사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4.03.08.

이를 의식한 듯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일미(미일) 동맹은 중요하다는 인식은 (미국) 선거가 어떤 결과가 돼도 불변이다"고 강조한 바 있다.

통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한미군 철수를 언급한 과거가 있다. 대만 유사시 등과 관련 일본에 추가적인 공헌을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또한 "안보와 무역에 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언동은 우려 대상"이라고 통신은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도 소극적이다. 통신은 “중국의 위협적 행동을 염두에 두고 지원 계속을 호소하는 일본과 양립될 수 없다”며 일본 정부 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복귀하면 정말로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자동차 등 제조업 보호를 내세우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큰 폭의 관세 인상 등도 주장하고 있다.

일본 집권 자민당의 한 중견 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외교보다 딜(거래)를 중시한다. 재선된다면 중대한 불안정 요인"이라고 경계했다.

기시다 총리는 내달 미국을 방문해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다. 견고한 미일 동맹을 확인한다.

또한 일본 기업들이 투자하고 있는 미국 지방 도시를 방문할 전망이다. 일본 기업의 투자로 고용 창출 등이 실현될 수 있다는 '실적'을 어필할 생각이다. 기시다 총리 주변에서는 지방 도시 방문 목적에 대해 "투자를 요구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 진영을 의식했다"는 견해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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