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층에 부정적 영향 감안…탄핵 프레임
이재명 "국민들에게 '탄핵 잘못 없다고 주장"
'복심' 유영하 달서갑, 도태우 중남 공천 확정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탄핵의 강'으로 돌아왔다"며 총공세에 나섰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재판을 이끌었던 유영하·도태우 변호사가 보수의 텃밭인 대구에서 나란히 공천을 받아서다.
그동안 조용한 공천을 이어오던 국민의힘이 친박 인사들의 공천 문제로 내부 갈등을 겪자 이를 고리로 탄핵의 강을 소환한 것이다. 여당의 탄핵의 강 복귀가 4·10 총선의 승패를 좌우할 중도층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다는 판단에서다.
7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는 전날 서울 양천구 목동깨비시장을 찾아 "(국민의힘이) 박근혜 탄핵의 원인이 되었던 사람들을 공천하지 않았냐"며 "'우리는 아무 잘못한 게 없다, 탄핵은 잘못되었다'고 국민들에게 주장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같은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검은 속내를 파악 못 할 바보들이 아니다"라며 "탄핵당한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 변호사를 공천하면 탄핵의 추억이 더 생각날 뿐"이라고 지적했다.
정 최고위원은 "탄핵 된 박근혜 변호사를 공천하는 것을 보니 국민의힘이 다급한가 보다"라며 "박근혜 수사를 한 검사가 누구인가. 사욕을 위해서 별짓을 다 해도 되는 것인가"라고 윤석열 대통령까지 겨냥했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국민의힘 공천은 탄핵당했던 박 전 대통령의 측근들인 유영하·도태우를 공천한 탄핵 공천"이라고 날을 세웠고, 서은숙 최고위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공천 농단"이라고 질타했다.
최민석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민 눈높이 운운하더니 고인 물, 썩은 물도 부족해 국민의 손에 탄핵된 전 대통령의 그늘에서 총선을 치르겠다니 '도로새누리당'임을 인증한 꼴"이라며 "국민이 이룬 위대한 민주주의 혁명을 정면 부정하는 공천"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대구시당 역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 본인이 수사해서 징역 24년이 확정된 범죄인의 변호를 맡았던 사람들을 공천하는 것은 결국 스스로를 '용산 핫바지' 임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국민을 버리고 '이승만·박정희·박근혜의 힘'으로 총선을 치른다면 대구 시민의 준엄한 심판을 기다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5일 유영하 변호사를 대구 달서갑에 단수 공천하고 이 지역 현역인 홍석준 의원을 공천 배제(컷오프)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의 형사 재판을 맡았던 도태우 변호사는 현역 임병헌 의원을 누르고 대구 중·남 공천을 확정 지었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로 여권 내부에선 박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총선 후보 중 유일하게 챙기는 인사로 평가된다.
특히 대구·경북, 강성 보수층을 중심으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이번 총선에서 유 변호사의 영향력이 확장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올 정도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5일 대구에서 열린 회고록 출간 기념 콘서트에서 "국민 여러분의 큰 사랑에 보답하고 앞으로 우리나라가 발전해 나가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며 우회적으로 유 전 변호사 지원 사격에 나서기도 했다
도태우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의 형사 재판을 이끌며 탄핵의 부당함을 주장해왔다. 2017년 10월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연장에 반발해 변호인단에서 사퇴한 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민경욱 전 의원 등과 함께 4·15 총선 부정선거 주장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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