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vs 한화오션, 유지·보수도 '경쟁' 예고

기사등록 2024/03/04 11:24:06

HD현대重, 사우디·필리핀 MRO 시동…북미도 공략 검토

한화오션, 잠수함 MRO 사업 확대…가블러·밥콕과 협력

[서울=뉴시스]HD현대 정기선 부회장이 카를로스 델 토로 미 해군성 장관에게 HD현대중공업 특수선 야드와 건조 중인 함정을 소개하고 있다.(사진=HD현대 제공)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선박 유지·보수·정비(이하 MRO) 사업에서도 한판 경쟁을 벌일 조짐이다. 양사 모두 특수선 수출 국가와 연계한 MRO 사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꼽고 있기 때문이다.

양사는 특수선을 수출한 뒤 20~30년 동안 MRO 사업으로 꾸준히 수익을 올리는 독일 티센크룹과 영국 밥콕을 롤모델로 세우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MRO 사업 비중은 전체 무기 체계 시장 대비 60~70% 수준에 육박한다. 무기를 구입한 국가에서 이를 잘 관리하고 오래 사용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길수록 MRO 사업도 규모를 키울 수밖에 없다.

시장조사 업체인 모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글로벌 해군 함정 MRO 시장은 오는 2028년 83조원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해 75조원 시장에서 연평균 2%씩 성장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무기를 구입한 국가 입장에선 MRO 사업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며 "이를 잘 활용하면 지속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HD현대重, 사우디·필리핀 MRO 시동…북미도 공략 검토
HD현대중공업은 3000톤급 이하 중소형 잠수함과 1000~2000톤급 원해경비함(OPV) 3가지 모델을 앞세워 글로벌 주요 시장을 공략하며 MRO 사업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특히 HD한국조선해양은 사우디아람코개발회사 등과 합작해 사우디 동부 주바일 인근 킹살만 조선산업단지에 IMI 합작 조선소를 올 연말 가동한다. HD현대중공업은 선박 건조와 MRO 서비스 제공 등 사우디와의 방산 협력을 더 늘리는 추세다.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 수비크 조선소를 임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필리핀에 호위함 2척, 초계함 2척, 원해경비함 6척 등 총 10척의 함선을 수주했는데 수비크 조선소에서 함선 유지보수를 진행한다.

내년 상반기 예정된 필리핀 호위함 건조사업 입찰 사업과 태국 차기 호위함 사업의 수주 가능성도 높아 이 조선소는 향후 아시아 MRO 사업의 전초 기지가 될 수 있다.

HD현대중공업은 미 해군 MRO 사업도 공략하기 위해 북미 조선소 인수 및 지분 투자도 검토 중이다. 최근 방한한 카를로스 델 토로 해군성 장관과도 MRO 사업 협력 가능성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 잠수함 MRO 사업 확대…가블러·밥콕과도 협력
한화오션은 잠수함 부문 MRO 사업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MRO 전담 조직을 앞세워 기술이전, 근접지원센터 설립 등 해외 유수 국가와 MRO 사업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9월엔 이사회에서 미국 자회사인 한화오션 미국홀딩컴퍼니 설립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출범 이후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1조4971억원 중 4200억원을 해외 생산 거점 마련 및 MRO 분야에 활용할 계획이다.

독일 방산업체인 가블러와 잠수함 양강마스트 분야 MRO 사업 협력도 강화한다. 양사는 잠망경, 레이더, 통신기 마스트 등 양강마스트 MRO 사업에 대한 기술 협력을 추진하며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영국 밥콕사와도 협력한다. 한화오션과 밥콕사는 폴란드와 캐나다 등에 수출되는 장보고-III 잠수함에 밥콕이 공급하는 무장 발사체계 탑재와 ISS(잠수함의 생애주기 간 후속 군수지원) 비즈니스 협력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3000톤급 잠수함 2~3대를 도입하는 폴란드의 오르카 프로젝트와 캐나다가 추진하는 장거리 잠항능력을 갖춘 3000톤급 디젤 잠수함 12척 건조 사업에서 한화오션이 좋은 성과를 보이면 MRO 사업은 더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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