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차관·전공의 대화에 참석 안해"
"9·4 의정합의 헌신짝처럼 내버렸다"
류옥하다 전공의가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는 전공의가 대화하지 않는다, 대화 창구가 없다는 거짓말을 멈춰 달라"며 "박민수 복지부 차관이 마련한 전공의들과의 대화 자리에도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류옥 전공의는 대전에서 의대를 졸업한 후 응급실에서 근무해왔다. 최근 대전성모병원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다 사직서를 냈다.
류옥 전공의는 "정말 의문이다. 정부는 같은 날에도 대화하자고 하다가 의료 개악은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한다"면서 "대화하러 나오라는 다음 날에는 동료 전공의들의 부모님, 아내, 남편, 아기가 있는 집에 경찰과 함께 찾아와 업무개시명령을 하면서 겁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의대 2000명 증원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당사자인 전공의들이 정부와의 협상 주체가 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직한 전공의들의 운명은 대한의사협회(의협)나 교수들이 아닌 전공의들이 직접 결정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2020년 9월4일 이뤄진 의정합의가 지켜지지 않아 정부를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복지부와 의협은 지난 2020년 9월4일 의정합의를 통해 의대정원 문제에 대해 코로나19가 안정화된 이후 의정협의체에서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그는 "부처마다 이야기가 달라 너무 혼란스럽다"면서 "정부는 대화할 의지는 있기나 하나. 입장이 매번 다른데 대화 창구가 어디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2020년 9.4 의정합의에 따라 '의대 정원 통보를 일방적으로 강행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헌신짝처럼 내버렸다"면서 "대화의 기본은 신뢰인데 정부는 전공의와 국민들의 신용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는 전공의가 대화하지 않고 대화 창구가 없다는 거짓말을 멈춰 달라"면서 "정부 스스로 대화 의지를 확인하고 대화 창구를 통일해야 한다. 특히 전공의들을 범죄자 취급하며 모멸감을 주는 행위도 즉시 중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의대생과 전공의들의 운명을 남에게 맡기고 싶지 않다"면서 "선배들의 무한한 지원은 너무 감사하지만 이번에는 의사협회나 교수협의회 등이 아니라 학생들과 전공의가 협상 주체가 돼야 한다. 우리의 미래는 우리가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자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보호자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면서 "정부는 총선 욕심을 잠시 내려놓고 진심으로 저와 친구들이 병원으로, 필수의료로, 지역 의료로 돌아갈 수 있게 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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