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농산물·휘발유 가격 급등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3%대 재반등 전망
29일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13.15(2020=100)로 1년 전보다 2.8% 올랐다. 지난해 7월(2.4%) 이후 6개월 만에 2%대로 내려왔다.
하지만 2%대에 완전히 안착했다고 보기엔 이르다. 농산물과 기름값이 오름세를 보이는 까닭이다. 통계청의 전체 물가 조사 대상 품목 458개 중 농축산물과 과실류 가중치는 전체 1000 중 각각 75.6와 14.6으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이달 27일 기준 사과(후지) 상품 10개 값은 2만9467원으로 1달 전(2만7171원)보다 2296원(8.5%) 올랐다. 1년 전(2만2784원)에 비해서는 6683원(29.3%) 오른 수치다.
배(신고, 상품) 값은 10개 당 4만2127원으로 1달 전(3만5031원)보다 7096원(20.3%) 급등했다. 전년동기대비로는 무려 1만3696원(48.2%) 올랐다. 감귤(상품) 10개 값은 이달 20일 기준 5778원으로 1개월 전(4512원)보다 1266원(28.1%) 비싸졌다.
통상 제수용품으로 주로 쓰이는 과일류는 명절 후에는 수요가 줄어 들며 가격이 낮아진다. 하지만 올해는 작황 부진 여파로 되레 오르며 물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기름값도 물가 상승을 압박하고 있다. 국제유가 반등에 이달 초 리터 당 1500원대였던 전국 휘발유 가격은 27일 기준 리터 당 평균 1635.57원으로 상승했다. 서울 평균은 1717.68원을 기록했다. 1년 전 휘발유 가격 평균은 1579.96원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가 연초 배럴당 75달러에서 최근 83달러 대로 오른 영향이다. 국제유가는 통상 운송 기간인 2~3주 뒤 국내 시판되는 휘발유와 경윳값으로 반영된다.
농산물값과 국제유가가 2월에도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지난달 반년 만에 2%대로 내려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로 다시 오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은에서도 당분간 물가 최대 변수로 농산물 가격과 국제유가를 꼽고 있다. 이달 초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유가 불확실성이 커진 점과 농산물 물가가 높은 수준을 보이는 점에서 당분간 둔화 흐름이 주춤해지면서 일시적으로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여기에 최근 고환율 장기화도 물가 자극의 또 다른 요인으로 거론된다. 올 들어 미국의 조기 금리 기대 쇠퇴에 원·달러 환율은 한달 넘게 1330원을 중심으로 박스권을 보이고 있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같은 수량을 사더라도 비용을 더 지불해야 한다. 높아진 수입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의 상방 요인으로 작용한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로 전년동기대비 3.0%, 전월비 0.4%를 예상한다"면서 "최근 환율과 유가 영향에 더해 명절을 전후로 높아진 농수산물 물가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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