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로 바꿔줄게" 현금 10억 들고 튄 일당 묵묵부답

기사등록 2024/02/22 13:54:18 최종수정 2024/02/22 16:49:29

인천지법 영장심사 전

취재진 질문에 대답 안해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현금을 주면 가상화폐로 바꿔주겠다며 현금 10억원을 들고 도주한 20~30대 일당이 22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4.02.22. dy0121@newsis.com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현금을 주면 가상화폐로 바꿔주겠다며 현금 10억원을 들고 도주한 20~30대 일당이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22일 오후 1시30분께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에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20~30대 A씨 등 5명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경찰의 호송차를 타고 도착했다.

A씨 등은 “사전에 범행을 계획하셨나요”, “현금 10억원을 어디다가 사용하시려고 했나요”, “하고 싶은말 없으세요” 등의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이들의 영장실질심사는 송종선 인천지법 영장전담재판부 부장판사의 심리로 진행되며,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나올 예정이다.

A씨 등 6명은 지난 19일 오후 4시께 인천 동구 송림동 한 거리에서 피해자 B씨로부터 현금 9억6615만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B씨는 “가상화폐를 싸게 구입하기 위해 현금 10억원을 가지고 나갔다가 절도당했다”고 주장했다.

조사 결과 A씨 등은 현금을 주 가상화폐로 바꿔주겠다고 거짓말 해 승합차에서 현금을 건네받아 확인하던 중 문 옆에 앉아 있던 B씨를 밀친 후 그대로 도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신고자의 진술 및 인근 폐쇄회로(CC) TV 영상 등을 토대로 해당 차량을 추적, 다음날 A씨 일당을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이후 경찰은 범행 가담 정도를 고려해 피의자 6명 가운데 5명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현재 10억원 가량의 현금은 인천중부경찰서 금고에 보관돼 있다. 형사소송법 제133조에 따르면 압수를 계속할 필요가 없다고 인정되는 압수물은 피고사건 종결 전이라도 결정으로 환부해야 한다.

다만, 증거에 사용될 압수물은 소유자, 소지자, 보관자 또는 제출인의 청구에 의해 가환부할 수 있다.

하지만 B씨는 아직 경찰에 가환부 요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10억원은 내 돈과 개인 투자자들에게 받은 돈”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B씨의 현금이 불법적으로 조달됐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수사 결과에 따라 보관된 10억원의 처리 절차를 결정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자금 출처를 비롯한 구체적인 범행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며 “가상화폐를 저렴하게 판매한다거나, 가상화폐에 투자하면 큰 수익을 볼 수 있다고 유혹해 금원을 편취하는 사기 사건이 발생하고 있으니, 시민들은 각별히 유의하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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