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파운드리 2위 도약 선언…"2027년 1.4나노 양산"

기사등록 2024/02/22 10:02:44

실리콘밸리서 파운드리 행사서 업계 도전장

1.8나노 양산 시기 앞당겨…고객사로 MS 확보

"AI 시대 파운드리" 비전…보조금 발표는 아직

[서울=뉴시스]페트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가 2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맥에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IFS(인텔 파운드리 서비스) 다이렉트 커넥트' 행사에서 2030년까지 파운드리 업계 2위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인텔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2030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2위 달성을 선언하며, 업계에 출사표를 던졌다. 현재 파운드리 업계 1위는 대만 TSMC, 2위는 삼성전자다.

당초 계획보다 1년 정도 빠른, 올해 말부터 1.8나노(㎚·10억분의 1m) 공정(18A) 양산도 시작한다. 'A'는 0.1나노인 '옹스트롬(Ångström)'을 뜻한다. 또 마이크로소프트(MS) 등 1.8나노 고객을 다수 확보해, 인텔 파운드리가 최근 반도체 업계 최대 화두인 AI 반도체의 새로운 생산 기지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인텔은 21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맥에너리 컨벤션센터에서 'IFS(인텔 파운드리 서비스) 다이렉트 커넥트' 행사를 열고, 향후 생산계획과 고객, 생태계 파트너 등을 발표했다. 이날 행사는 인텔이 여는 첫 파운드리 관련 현장 행사다.

인텔은 이날 2030년까지 파운드리 업계 2위에 오르겠다는 비전을 선언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현재 파운드리 업계는 대만 TSMC가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한 압도적 1위고, 이어 삼성전자가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인텔의 출사표는 사실상 삼성전자를 제치고 업계 2위에 오르겠다는 의미다.
[서울=뉴시스]페트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가 2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맥에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IFS(인텔 파운드리 서비스) 다이렉트 커넥트' 행사에서 첨단 공정으로 제작된 웨이퍼 소개하고 있다. 인텔은 2021년 4년 내 5개 공정을 개발하겠다는 '5N4Y' 계획이 순조롭다고 밝혔다. (사진=인텔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한 발 빠른 공정 개발 속도…MS, 인텔서 1.8나노 칩 만든다
인텔은 공정 개발도 순조롭다고 밝혔다.
 
인텔은 2021년 3월 파운드리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7나노부터 1.8나노까지 4년 내 5개 공정을 개발하겠다는 '5N4Y'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인텔은 2025년 양산을 예고했던 1.8나노의 양산 시기는 올해로 앞당기고, 성능 개선 제품인 '1.8A-P'를 2025년 이후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TSMC 모두 2025년 양산을 목표로 2나노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양산 시기가 한 발 빠른 것이다.

특히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인텔 18A 공정 기반 칩 설계를 결정했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나델라 CEO는 "생산성의 근본적 변혁을 달성하기 위해 신뢰할만한 최첨단, 고성능, 고품질 반도체 공급망을 필요로 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인텔과 협력하는 이유이며, 인텔 18A 공정 기반 칩을 설계하고 생산하기로 결정한 이유"라 밝혔다.

인텔은 현재 파운드리 수주 물량이 150억 달러로, 지난해 말 100억 달러보다 50억 달러가 늘었다고 밝혔다. 그동안 7나노 이하 파운드리 공정은 TSMC, 삼성전자 등 2개 업체만 가지고 있었는데, 인텔 파운드리의 사업도 본궤도에 오르고 있는 것으로 평가 받는다. 협력 기업 생태계인 IFS 에코시스템에도 시높시스, 케이던스 등 34개사가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인텔의 새로운 공정 로드맵. *재판매 및 DB 금지

◆오는 2027년 1.4나노도 양산…고객 확보 경쟁 예고
인텔은 '5N4Y' 이후 계획도 함께 소개했다. 무엇보다 눈길은 끈 건 14A 공정(1.4나노)의 시기를 2027년로 밝힌 것이다. 현재 TSMC, 삼성전자 모두 같은 시기 상용화를 목표로, 공정 개발을 진행 중이어서 고객 확보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인텔은 또 공정 기술을 진화시킨 '14A-E', 3D 첨단 패키징 설계를 위해 TSV(실리콘관통전극)로 최적화한 인텔 '3-T' 등도 소개했다. 고객의 특정 요구 사항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고 제공하기 위해 2년마다 새로운 노드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페트 겔싱어 CEO는 "인텔은 2030년까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재확인했다.

한편 미국 상무부의 인텔에 대한 보조금 지원 계획은 이날 발표되지 않았다.

미국은 반도체 등 핵심 산업에서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반도체 과학법을 제정해 5년간 총 527억달러(75조5000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보조금 지급이 확정된 기업은 현재 3곳으로, 앞으로 대상이 속속 발표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미국 정부가 인텔에 100억 달러 이상(13조3500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행사에 화상으로 참석한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인텔은 미국의 챔피언 기업이며, (미국의 반도체 생산) 활성화에 매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과거 전 세계 반도체의 40%를 생산했던 것처럼 미국이 주요 반도체 생산을 주도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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