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외교수장, 새 러시아 제재 시사…"나발니 사망에 분노"

기사등록 2024/02/20 04:07:41 최종수정 2024/02/20 05:21:30

"나발니 사망 책임은 푸틴과 러시아 당국에 있다"

"국제 사회의 독립적이고 투명한 조사 허용하라"

"전쟁 중 내달 대선도…푸틴은 나발니 두려워했다"

[베이루트=AP/뉴시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6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를 방문해 "역내 전쟁에서 승자는 없다"면서 "레바논은 전쟁에 휘말리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2024.01.07.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가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급사와 관련해 새로운 제재 부과에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보렐 대표는 19일(현지시간) EU 외교장관 회의 뒤 성명을 내어 "EU는 협력자와 긴밀히 협업해 러시아 정치 지도부와 당국을 향한 책임을 묻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제재를 포함한 그들의 행동에 추가적인 비용을 부과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AFP 등 외신을 종합하면 새 제재를 부과하는 데에 독일, 스웨덴, 리투아니아가 앞장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EU는 러시아 야당 정치인 나발니 사망에 분노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최종 책임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 당국에 있다"며 "러시아는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관련한 국제사회의 독립적이고 투명한 조사를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세계인이 나발니를 추모하기 위해 모였다. 러시아에서는 당국이 이를 막기 위해 노력했고 수백 명이 구금됐다. 그들은 즉시 석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급사한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와 사별한 아내 율리야 나발나야(왼쪽)이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와 EU 외교장관 회의 뒤 악수하고 있다. 보렐 대표는 이 사진을 게시하면서 "우리는 나발나야에게 EU 차원의 깊은 애도를 표했다"면서 "푸틴 대통령과 그 정권은 나발니 죽음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보렐 대표 SNS 갈무리) 2024.02.20.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면서 "나발니는 평생 러시아 전역에서 반부패 활동을 펼치며 믿기 어려운 용기와 헌신 그리고 그의 동료 시민들에 대한 투지를 보여줬다"며 "그 메시지는 러시아 전역에서 많은 사람을 매료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불법 침공 전쟁이 계속하고, 다음달 러시아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과 그의 정권이 그를 두려워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일갈했다.

동시에 "나발니의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죽음은 러시아 안에서의 탄압이 가속화하고 조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또 다른 신호"라면서 러시아 당국이 붙잡은 정치범을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회의에 앞서 보렐 대표는 이날 회의에 참석한 나발니와 사별한 아내 율리야 나발나야와 만나 깊은 애도를 표했다.

나발나야는 회의 참석 직전 영상을 공개해 "그들은 비겁하고 비열하게 나발니의 시신을 숨기고 있으며, 푸틴 대통령의 또 다른 노비초크의 흔적이 사라지기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나발니와 우리 자신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계속 싸우는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우리가 전에 했던 것보다 더 강하고, 더 맹렬하고 용감하게, 하나로 강력히 뭉쳐 미친 정권, 푸틴 대통령과 그의 동료, 도둑, 러시아를 훼손시킨 살인자를 공격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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