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별 정원 발표되는 5월 반수생 치솟을 수도"
무전공 학과생 중도탈락률, 평균보다 2~5배 높아
12일 교육계에 따르면 현재 3058명으로 설정된 의대 정원은 2025학년도부터 5058명으로 2000명 증원된다.
교육부는 보건복지부로부터 의대 정원 최종 규모를 통보받고 현재 지역별, 대학별 인원 배분에 착수한 상태다. 비수도권 의대를 중심으로 증원하고, 지역인재 전형으로 60% 이상이 충원되도록 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늘어난 의대 정원은 서울대 자연계열 입학생 수(1844명)를 웃도는 수준이다. 약 19년 만에 의대 문호가 크게 넓어지면서 대학들은 ‘의대 입학’을 노린 재학생들의 중도 탈락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한다.
특히 서울 주요 대학 이공계와 자연계열 대학들의 우려가 크다.
서울 사립대 화학과 교수 A씨는 "(이번 의대 증원은) 2000명이 의대로 빠져나갈 퇴로를 만들어 준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이제 진짜 심각한 이공계 기피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A교수는 "'이게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들이 많아질 거고, 지난 몇 년 동안의 분위기를 보면 이건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도 서울 주요 대학 자연계열의 중도탈락 비율은 인문계열보다 약 2배 높은 편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지난해 교육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3월부터 2023년 4월까지 서울 주요 15개 대학 자연계열의 중도 탈락 비율은 4.9%(12만2933명 중 5984명)로, 인문사회 계열 2.5%(46만6991명 중 1만1856명)보다 높게 나타난다.
입시 전문가들은 대학별 정원 배분 계획이 발표되는 오는 4월 중하순 이후 '반수'를 선택하는 재학생들이 늘어날 수 있다고 본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지금 (입시) 현장의 분위기는 생각보다 차분하다"면서도 "대학별로 몇명을 뽑는지 발표가 되는 5월 쯤에는 '(의대 입학) 가능성이 높아지겠구나'하면서 (재학생들이) 반수를 하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내년부터 무전공 선발이 확대되는 점도 대학들의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종로학원 분석에 따르면 서울 주요 대학에 무전공 학과로 입학한 대학생들의 중도 탈락 비율은 평균보다 2~5배 높은 편이다.
2023년 공시 기준 서울대의 인문계열(광역 선발) 중도 탈락률은 4.9%로, 전체 평균(1.9%)을 훨씬 웃돈다. 연세대의 경우 자연계열인 융합과학공학부 중도 탈락률이 15.6%로 평균(3%)보다 높고, 고려대도 인문 자연을 통합 선발하는 자유전공학부의 중도 탈락률이 5.8%로 대학 전체 평균(3.4%)을 상회한다.
학과 부적응, 전공학과 배정 문제 등이 중도 탈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교육부는 앞서 무전공 선발 비율을 늘리는 대학들에 국고 인센티브를 더 많이 지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발맞춰 다수의 대학들이 내년부터 무전공 선발 확대를 준비 중이다.
지난달 31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정기총회에서 102명의 대학 총장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 총장 10명 중 4명 이상은 지금보다 무전공 선발을 늘릴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대입에 영향을 주는 굵직한 소식들이 잇달아 발표되면서 학생들의 혼란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한다.
서울 대치동 한 학원가 관계자는 "(의대 증원 소식 등이) 이공계열 학생들한테 혼란만 주는 것 아닐까 하는 우려도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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