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배터리 수주잔고 400조…"올해 7.5조 투자"

기사등록 2024/02/06 14:59:27

지난해 매출 77.2조·영업이익 1.9조 기록

SK온은 흑전 실패…적자 폭은 역대 최소

[서울=뉴시스]SK이노베이션 울산Complex 전경.  (사진=) 2024.02.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SK이노베이션이 정유, 석유화학, 이차전지 등 전반적인 사업의 악화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특히 지난해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SK온의 흑자전환에 실패한 가운데, 7조원이 넘는 설비투자를 이어가며 올해에는 실적 반전을 이루겠다는 각오다.

◆배터리 경영환경 불확실…"하반기 실적 개선"
SK이노베이션은 6일 실적 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전반적인 경영 환경은 불확실한 상황이나 연간 판매량은 증가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상반기 재고 소진에 따른 출하량 증가, 낮은 메탈가 유지로 인한 배터리 가격 하락, EV 신차 라인업 확대 등을 통해 실적 개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회사에 따르면 SK온의 수주 잔고는 지난해 말 기준 110조원으로 2020년 말 대비 110조 이상 늘었다. 현재 기존 고객사와의 증량 및 신규 고객사와 협의 중인 물량을 고려하면 수주 물량은 이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경쟁력 확대를 위해 올해 집행 예정된 설비투자(CAPAX) 금액 9조원 중 7조5000억원가량을 배터리 사업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외 사업의 투자 규모는 경상 투자와 전략 투자를 합해 1조5000억원 규모로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김진원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배터리 사업에서 주요 전략 시장인 북미에 이미 확정된 포드·현대차 JV(조인트벤처)에 투자가 집중될 것" 이라고 설명했다.

에비타(EBITDA) 창출로 일부 재무 부담은 해소했지만,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재무 안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다각적인 옵션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헝가리·중국 공장 증설…폼팩터 다양화도
SK온은 올해 상반기 헝가리 3공장과 중국 옌청 공장의 증설을 완료하고, 상업 생산에도 적극 나선다.

박정아 SK온 IR 담당은 "올해 증설 예정인 두 공장은 현재 높은 수준의 수요를 기록 중인 곳 근처에 있어 조속한 초기 수요 안정화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기존 계획 대비 2개월 이상 수요 안정화 기간을 단축할 예정으로 보다 빠른 램프 업(생산량 확대)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원통형 배터리 개발을 공식화한 만큼, 폼팩터를 더 다양화해 고객사 요구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박 담당은 "기술 개발 역량을 갖춘 연구진을 중심으로 46계열 원통형 배터리 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양산 시기에 대해서는 "46 계열의 제품 형태, 투자 규모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고객 니즈 및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제마진도 상승…정유사업 정상화 궤도
정제마진 하락으로 부진을 겪고 있는 정유 사업은 전 분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올해에는 OPEC의 추가 감산 대응 가능성, 중국의 부양책 및 춘절 연휴 도래에 따른 이동 수요 개선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봤다. 특히 기대되는 제품으로는 항공유·경유를 꼽았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의 여행 수요가 회복되면서 역내 항공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중국과 아시아 부양책에 따른 인프라 확장 영향 등으로 경유 역시 시황 개선이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날 SK이노베이션은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액 77조2885억원, 영업이익 1조903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0.98%(7684억원), 51.4%(2조134억원) 감소했다고 밝혔다.

SK온의 경우 연간 매출 12조8972억원, 영업손실 186억으로 적자 폭을 크게 줄였지만, 당초 목표했던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김 재무본부장은 "대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도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을 하면서 안정적 재무구조 아래 수익을 지속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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