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공조 사업 통한 수익성 제고 기대
시장 선점 기업들과의 차별화 필요할 것
[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냉난방공조(HVAC)' 사업 투자를 늘리는 가운데, 북미에서 관련 매출을 끌어올릴 지 주목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북미 최대 공조전시회 ‘AHR 엑스포’에 참가해 각종 공조 솔루션을 선보이며 북미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시스템 에어컨과 무풍 에어컨 등 가정용 제품을 비롯해, 온수를 공급하는 'DVM 하이드로 유닛'을 앞세워 북미 시장에 진출한다. 북미의 추운 날씨를 감안한 현지화 마케팅 전략도 적극 편다.
DVM 하이드로 유닛은 DVM 실외기에 연결, 냉매 열교환으로 냉난방과 최대 80도의 온수 공급을 함께 할 수 있다. 고효율 인버터 실외기는 기존 실내 공조 제품·시스템과 호환 가능하고, 설치가 쉬워 활용도가 높다.
또 삼성전자는 시스템에어컨 'DVM S2 맥스 히트'로 북미 상업용 공조 시장을 노리고 있다. 이 제품은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돼 냉방 운전 패턴 및 실외기 상태를 학습해 기존보다 20% 빨리 냉방한다. 온도·압력을 최적화해 에너지를 절약하는 등 경제성도 뛰어나다.
LG전자도 영하 15도에서 난방을 제공하는 히트펌프를 중심으로 북미 시장 파이를 키울 예정이다.
LG전자는 상업용으로 개발한 고효율 인버터 컴프레서를 활용해 시스템 에어컨인 '멀티브이 아이'를 선보이고, 냉난방·냉온수를 공급하는 공조시스템인 '인버터 스크롤 히트펌프 칠러'도 판매한다.
특히 지난해 11월 미국 알래스카주에 히트펌프 기술 개발을 위한 'LG 알래스카 히트펌프 연구소'를 신설해 현지 연구개발과 생산 인프라, 영업 조직을 일제히 강화했다. 현지 완결형 사업 체제를 구축해 북미 시장 매출을 더 늘리려는 포석이다.
북미 시장은 유럽과 함께 탈탄소, 친환경 기조가 확대되고 있어 히트펌프 등 친환경 냉난방 시스템이 선호된다. 미국은 세금 공제와 보조금 지원 혜택을 제공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오는 2분기부터 시행되는 만큼, 삼성과 LG가 현지 사업 속도를 높이고 있다.
냉난방공조 시장은 앞으로 성장 가능성도 크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업 IBIS World에 따르면 냉난방공조의 시장 규모는 올해 584억 달러에서 오는 2028년 610억 달러를 기록,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LG전자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에서 전년보다 76% 증가한 2조78억원을 기록했는데 냉난방공조 사업 비중을 확대한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냉난방공조 사업은 다른 사업에 비해 수익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가전·VD(CE) 부문에서 영업이익이 크게 떨어진 만큼 올해는 냉난방공조 사업 성장을 통해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분기별 CE부문 영업이익은 2분기 7400억원, 3분기 3800억원이었다가 4분기 500억원 손실로 적자전환했다.
다만, 삼성과 LG가 북미 공조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면 이미 시장을 선점한 존슨 콘트롤 등 현지 기업들과 차별화하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시장조사업체 딜랩이 발표한 '2021년 기준 전세계 히트펌프 시장 점유율'을 보면 상위 15개 기업 가운데 국내 기업은 없다.
업계 관계자는 "냉난방공조는 미래 먹거리로 발전 가능성이 커 시장 공략에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분야"라며 "시장 진출이 늦은 만큼, 높은 기술력과 활용성을 무기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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