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2명 순직' 문경 화재, 튀김기계서 발화 추정(종합 3보)

기사등록 2024/02/01 10:40:29 최종수정 2024/02/01 12:57:29

순직 소방사 "나는 소방과 결혼" 조직에 애착

모든 재난현장서 솔선수범…선·후배들 신망

[문경=뉴시스] 이무열 기자 =  1일 오전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육가공업체 공장에서 소방대원들이 화재로 타버린 공장을 바라보고 있다. 전날 밤부터 시작된 화재로 소방대원 2명이 순직했다. 2024.02.01. lmy@newsis.com
[문경=뉴시스] 김진호 기자 = 경북 문경시 육가공업체 공장에서 화재를 진압하다가 건물 내부에 고립됐던 구조대원 2명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순직한 구조대원은 문경소방서 119구조구급센터 소속 김모(27) 소방교와 박모(35) 소방사다.

1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47분께 문경시 신기동 신기제2일반산업단지 한 육가공업체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 구조대원 2명이 무너진 건물 속에 갇혔다.

소방당국은 오전 0시 21분께 화마 속에 고립돼 있던 한 구조대원의 시신을 발견한데 이어 오전 3시 54분께 나머지 구조대원의 시신을 수습해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숨진 두 구조대원은 건물 3층 바닥에서 5∼7m 거리를 두고 각각 발견됐다.

인근 주민의 신고를 받고 화재현장에 먼저 도착한 이들은 4인 1조로 화재 건물에 투입됐다.

화재가 발생한 건물에서 사람이 대피하는 것을 발견하고 3층에서 혹시 남아 있을 작업자 등을 수색하던 중 불길에 휩싸였다.

[문경=뉴시스] 김진호 기자 = 경북 문경시 한 육가공업체에서 31일 오후 화재가 발생해 4층 건물 전체가 불타고 있다. 2024.02.01  kjh9326@newsis.com
2명은 다행히 탈출했지만 순직한 두 명은 미처 피하지 못한 채 화마 속에 고립됐다.

불길이 번지는 과정에 건물이 붕괴되면서 무너진 건물 더미 속에 묻힌 것으로 보인다.

발견 당시 시신 위에는 무너진 구조물이 많이 쌓여 있어 구조당국이 이들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소방당국은 육안으로 숨진 대원들의 신원확인이 어려움에 따라 정확한 신원 확인을 위해 DNA 검사를 실시키로 했다.

순직한 김 소방교는 2019년도 공개경쟁채용으로 임용돼 화재대응 능력 취득 등 꾸준히 자신의 역량을 키워왔다.

지난해는 소방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취득이 어렵기로 소문난 인명구조사 시험에 합격해 구조대에 자원했다.

[문경=뉴시스] 김진호 기자 = 경북 문경시 한 육가공업체에서 31일 오후 화재가 발생해 4층 건물 전체가 불타고 있다. 2024.02.01  kjh9326@newsis.com
박 소방사는 특전사에서 근무하던 중 2022년 구조분야 경력 경쟁채용에 지원해 임용됐다.

아직 미혼인 박 소방사는 평소에 "나는 소방과 결혼했다"고 이야기할 만큼 조직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순직한 대원들은 모든 재난 현장에서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구조 활동에 임해 선·후배 사이에서 높은 신망을 얻고 있었다.

특히 지난해 7월 경북 북부지역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실종된 문경시, 예천군 실종자를 찾기 위한 68일간 수색 활동에서도 두 대원들은 누구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 실종자 발견에 크게 공헌했다.

경북소방본부는 '경상북도 순직 소방공무원 등 장례 지원에 관한 조례' 따른 장례와 국립현충원 안장, 1계급 특진 및 옥조근정훈장 추서를 추진한다.

한편, 이날 화재는 돈가스를 제조하는 공장 3층 튀김기계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순직 소방대원 발견 위치도 (사진=경북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소방당국은 불이 나자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작업을 벌였다.

대응 2단계는 관할 소방서와 주변 소방서 등 발생 지점 인근 8~11개 소방서에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이다.

화재 당시 공장에 있던 관계자 5명이 대피했지만 이 중 1명은 연기를 흡입해 병원 치료를 받았다.

큰 불길은 화재 발생 4시간 33분만인 이날 0시 20분께 잡혔지만 잔불 정리는 오전 9시께 완료됐다.

소방당국은 화재 현장에 장비 63대, 인력 348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화재가 발생한 공장은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연면적 4319㎡, 4층 높이 건물로 2020년 5월 사용 허가를 받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원인 등을 조사하기 위해 곧 감식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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