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행정부, 71조원 규모 반도체 보조금 예정
삼성, 텍사스 테일러에 파운드리 제2공장 착공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그동안 공언해 왔던 대규모 반도체 보조금이 내달 지급을 시작할 수 있어 삼성전자가 수혜를 입을 수 있다.
반도체 불황으로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보인 삼성 반도체 부문이 오픈 AI와의 협업에 이어 미 보조금 지급 가능성까지 나오며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최근 바이든 행정부가 삼성전자를 포함한 반도체 업체들에 수십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해 공장 건설 자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상 업체들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인텔, TSMC, 삼성전자, 마이크론테크놀로지, 텍사스인스트루먼트, 글로벌파운드리 등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는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다.
삼성전자는 역대 최대 미국 투자 금액인 170억 달러(약 22조원)를 투입해 텍사스 테일러에 파운드리 제2공장을 짓고 있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은 지난해 말 텍사스 테일러 공장의 첫 웨이퍼 생산을 내년 하반기에 시작하고, 대량 양산 시점은 2025년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기존에 알려졌던 2024년 양산 계획보다 1년 정도 늦춰진 것이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업황 부진 장기화와 함께 불확실성 증대로 삼성전자가 기존 일정을 연기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특히 대선을 앞둔 미국 정부가 반도체지원법을 통한 530억 달러(71조원) 보조금을 약속했지만 정작 외국 기업이 아닌 자국 기업을 우선순위에 둘 것으로 알려져 삼성전자의 공장 건립이 더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미국 반도체지원법은 지난 2022년 통과됐고, 170개 이상 업체들이 지원금을 신청했지만 현재까지 지급된 보조금은 2건에 불과하다. 1호 보조금 기업은 스텔스 전투기인 F-35용 반도체칩 생산 공장이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캠페인을 본격화하면서 보조금 지급을 통해 지역경제 살리기에 나설 수 있다. 외신들은 내달 7일 예정된 연두교서 연설 이전에 보조금 지급이 이뤄질 수 있다고 예상한다.
한편 챗GPT를 만든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한국을 찾아 삼성전자와 AI 반도체 협업을 논의한 것도 향후 구체적인 수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올트먼 CEO는 지난 26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찾아 경계현 DS(반도체)부문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해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 등 주요 임원진들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6시간 방한을 예정했던 올트먼은 일정을 바꿔 1박2일간 한국에 머물며 평택공장을 둘러보고 삼성전자와 AI 반도체에 필수인 HBM(고대역폭메모리)을 비롯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다양한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트먼은 이후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등 SK 관계자들과도 만났다는 후문이다. 이후 이날 밤 다시 경계현 사장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만나 AI 반도체 논의를 이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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