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 발사 가능성
북한, 한 총선·미 대선 앞두고 도발 이어갈 듯
군, 육상 완충구역 훈련 일단 보류…동향 주시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28일 북한은 동해상에서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을 쏜 지 나흘 만이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28일 "우리 군은 오늘 오전 8시경 북한 신포 인근 해상에서 미상 순항미사일 수 발을 포착했으며, 한미 정보당국이 (세부제원을) 정밀분석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합참은 "우리 군은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미국 측과 긴밀하게 공조하고 있으며, 북한의 추가징후와 활동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은 북한이 미사일을 쏜 장소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신포 일대에 잠수함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시설이 있는 만큼 잠수함에서 순항미사일을 발사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지난해 3월 신포 일대에서 처음으로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을 발사하며 미사일 발사 플랫폼을 확장하려고 시도해왔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SLCM은 상대적으로 정밀도가 높은 순항미사일에 잠항 능력을 더한 것으로 사전 노출이 쉽지 않다"며 "오늘 쏜 것이 SLCM이라면, 북한이 전 세계적 '대세'인 SLCM을 개발하고 실전화하기 위해 움직이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육상에서 발사했다면 신형 '불화살-3-31'형 발사 능력을 시험하고 성능을 개량하려는 작업 일환일 수 있다. 북한은 지난 24일 순항미사일을 발사하고 다음날 관영매체를 통해 신형 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형을 첫 시험발사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불화살-3-31'형은 전술핵탄두 '화산-31'형을 탑재할 수 있다고 북한이 공개한 화살-1형·2형을 개량한 것으로 추정된다.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과 달리 발사 자체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은 아니지만 저고도로 방향을 자유롭게 바꾸며 비행할 수 있어 탐지가 어렵다. 더욱이 북한 선전대로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면 한반도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북한은 오는 4월 한국 총선과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무력도발을 이어가며 존재감을 부각하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북한 노동신문은 한미가 사이버동맹 훈련을 처음으로 실시한 데 대해 "미국과 괴뢰 대한민국 족속들에게 다시 한번 경고하건대 만약 전쟁의 도화선에 불꽃이 이는 경우 우리의 무자비한 정벌의 목표로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한편 우리 군은 북한이 일방적으로 파기를 선언한 데 따라 9.19 남북군사합의가 사실상 무력화됐지만, 육상 적대행위 중단구역(완충구역)에서 사격훈련을 당장 재개하지 않고 보류하기로 했다.
북한이 올해 초 해상 완충구역 내 포 사격을 했지만 아직 군사분계선(MDL) 5㎞ 이내 육상 완충구역에선 도발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빌미를 제공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군 소식통은 이날 "2월에는 육상 완충구역 내 사격훈련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달 초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 완충구역에서 포 사격을 실시하자 우리 군은 대응 사격에 나섰다. 또 "적대행위 중지구역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육상 완충구역 내 포병사격, 야외기동훈련(FTX) 등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북한에 도발 명분을 주지 않기 위해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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