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전국에 계약직 교원 채용 요건 완화 요청
그간 구인난에도 연령·과목 제한→못 뽑으면 완화
"즉시 제한 풀어서 부담 줄이고 채용 업무도 지원"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일선 유·초·중·고등학교가 나이나 과목 제한에 구애 받지 않고 비정규직 교사를 뽑을 수 있을 전망이다.
교육부가 구인난 등 예외적인 상황이 아니라도 채용 자격을 완화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정규 수업 이후 교육·돌봄을 제공하는 늘봄학교를 확대하기 위해 인력을 조기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27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계약제 교원 채용 요건을 완화해 달라고 협조를 요청하고 최근 후속 점검 회의를 가졌다고 28일 밝혔다.
계약제 교원은 기간제 교사나 강사, 산학겸임교사, 명예교사 등 학교에서 결원 보충이나 교육적 필요에 따라 선발하는 비정규직 교사다.
채용 자격 조건은 교육부가 아닌 개별 시·도교육청에서 지침으로 정한다. 주로 연령에 상한을 두거나, 지원자가 소지한 교원 자격증에 적힌 '표시과목'의 종류를 정해서 뽑는 식이다.
이번 조처의 핵심은 학교가 내는 첫 번째 계약제 교원 채용 공고부터 자격 조건을 완화하는 것이다.
그간 교육청들은 학교가 채용 공고를 거듭해 냈음에도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불가피한 경우 채용 자격을 완화해 뽑을 수 있도록 예외를 두고 있었다.
예컨대 첫 번째 공고를 낼 때는 지침을 따라 62세와 같이 연령을 제한하고, 사람을 구하지 못해 공고를 2·3차 이상 낼 땐 65세 등으로 완화하는 식이다.
한 예로 지난해 서울시교육청 지침을 보면, 특수학교에서 2차 공고까지 냈음에도 '특수(초등)' 교사 결원을 채우지 못하면 '특수(중등)' 자격 소지자도 기간제 교사로 선발할 수 있다는 한시적 예외 조항이 있다.
일부 교감들은 이런 관행을 두고 지난해 12월15일 '함께 차담회'에서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만나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교육부는 전했다.
지원자도 없고 손이 부족한데 지켜지기 어려운 조건을 굳이 내걸고 채용 공고를 거듭해 내는 건 업무 부담만 키우는 일이라는 취지의 지적이 나왔다고 한다.
이번 조처에 따라 일선 학교에서는 정년이 지난 퇴직자, 과목이 꼭 맞지 않는 교원 자격 소지자도 비정규직 교사로 즉시 뽑아 쓸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교육공무원의 정년은 현행법에 62세로 정해져 있다.
교육부는 늘봄학교 전면 시행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도 일선 학교의 구인난 해소에 힘을 싣고 있다.
올해 2학기부터 기존 교사가 더는 늘봄 업무를 맡지 않도록 하겠다며 대체 인력을 뽑아 쓰도록 했기 때문이다. 교사 결원 없이도 뽑을 수 있는 '한시적 정원 외 기간제 교사' 정원을 전국에 2250명을 배정한 상태다.
뿐만 아니라 교육부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 모두 계약제 교원 채용을 돕는 학교지원통합센터 등 전담 지원기구를 설치했다고 전했다. 주로 교육지원청에 마련됐다. 교육부는 이런 기구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행·재정적 지원도 했다.
학교는 지원 기구를 통해 채용 희망자 명단(풀)을 받을 수 있고, 채용 절차도 위탁할 수 있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신학기를 앞두고 교원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며 "학교의 교육계획 수립과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행정업무 경감 및 효율화 대책'을 지속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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