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창사 이래 최대 배당…"정의선 회장 배당금 1033억"

기사등록 2024/01/26 14:04:49 최종수정 2024/01/26 14:45:30

현대차·기아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주요 계열사 배당도 창사 이래 최대

정의선 회장 배당금 1500억원 넘어

지분 승계, 지배구조 개편 등 자금원 될듯

[광명=뉴시스] 김명년 기자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3일 오전 경기 광명시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 2024년 신년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2024.01.03. kmn@newsis.com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사상 최대 실적을 낸 현대차그룹이 창사 이래 최대 규모로 주주 배당을 늘릴 방침이다. 이에 따라 정의선 회장이 받는 올해 배당금은 1500억원을 훌쩍 넘을 수 있다. 이 배당금은 부친인 정몽구 명예회장으로부터 향후 정 회장이 지분을 승계하는데 중요한 자금원이 될 전망이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실적 기준 주식 1주당 1만1400원, 5600원을 각각 배당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이 받을 배당액은 현대차 638억원, 기아 395억원으로 총 1033억원 정도다.

여기에 정 회장이 지분 20%로 최대 주주인 물류기업 현대글로비스도 주당 6300원을 배당할 예정이며, 종합 부품 회사인 현대모비스도 주당 4500원씩 배당한다.

결과적으로 정 회장이 이달 현재 현금 배당을 결정한 현대차·기아,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4개 계열사로부터 받을 배당금은 1520억원에 달한다.

정 회장은 특히 2020년 회장 취임 이래 주요 계열사 실적이 급증하며, 배당금 규모도 기하급수적으로 커졌다. 취임 이듬해인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받은 배당금만 34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 회장이 또 다른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위아, 이노션, 현대오토에버 등의 지분도 다수 갖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전체 배당금 규모는 더 커진다.

정 회장의 배당 소득이 이처럼 불어난 것은 정 회장의 확고한 경영 리더십을 바탕으로 계열사 실적이 호조세를 띠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은 고액의 배당금을 바탕으로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자금 마련에도 일정 부분 숨통이 트일 수 있다.

정 회장은 앞으로 부친인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을 승계받아 경영권을 강화하는 동시에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구조 해소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상속에 따른 세금과 추가 지분 확대로 조 단위 자금이 필요하다는 관측이다.

현재 정몽구 명예회장이 보유한 현대차그룹 계열사 지분 가치는 4조원이 넘는다. 상속세율 60%를 적용하면 정 회장이 내야 할 상속세는 단순 계산으로 2조6000억원대로 추산된다. 또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기 위한 지분 정리 비용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더라도 각 경우의 수에 따라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며 "계열사 실적이 좋아지면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이 가진 지분 가치도 크게 오르고 지분 인수 부담도 함께 커지기 때문에 가장 효율적인 경영권 승계 방법을 찾기 위한 셈법도 복잡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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