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양향자 합당…이, 추가 통합에 "양보할 건 양보해야"(종합)

기사등록 2024/01/24 15:23:11 최종수정 2024/01/24 16:11:28

존속 당명에 개혁신당…슬로건은 한국의 희망

첨단산업 벨트·인재 양성·부총리 신설 등 제시

양 대표 "정치개혁과 총선 승리 위해 힘 모을 것"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학기술 비전 발표와 함께 '합당' 선언을 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01.24.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승재 하지현 최영서 기자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가 24일 합당을 선언했다. 개혁신당을 존속당명으로 유지하면서 한국의희망을 슬로건으로 내걸 계획이다.

이들은 앞으로 민주당 계열 신당과의 추가 연대 가능성도 열어뒀다. 다만 제3지대 연대에만 관심이 쏠리고 개별 신당들의 정책이 주목받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또한 통합을 위해서는 양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단서도 달았다.

이 대표와 양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을 기점으로 개혁신당과 한국의희망은 나란히 대한민국 정치개혁과 22대 총선 승리를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개혁신당은 한국의희망과 여러차례 교류를 가지고 정책적으로 긴밀한 협력을 이어왔다"며 "특히 과학기술 부문과 관련해 양측 입장에 큰 이견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양 대표도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되려면 '과학기술 선도국가'가 돼야 한다"며 "서로의 비전과 가치에 동의한다. 오늘 이 자리에서 합당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과학기술 부문 발전을 위한 3대 미래 공약으로 ▲첨단산업 벨트 'K-네옴시티' 건설 ▲생애 전주기 첨단산업 인재 양성 '뉴 히어로 프로젝트' ▲과학기술부총리 신설을 제시했다.

양 대표는 "미래세대가 가장 바라는 복지는 좋은 일자리"라며 "좋은 일자리는 저무는 기술이 아닌 100년 후에도 미래를 선도할 첨단산업 일자리다. 미래를 주도할 대세 기술과 필연 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첨단산업이 주도하는 미래도시 'K-네옴시티'를 건설하자"며 "용인평택·천안아산·청주·새만금·구미·포항·울산 7곳의 첨단산업 특화단지와 오송·전주·광주·안성·대구·창원·부산 7곳의 소부장 특화단지를 중심으로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지난 2017년 발표한 사우디 정부의 친환경·최첨단 신도시 계획이다. 양 대표는 "국가가 직접 특화단지 인프라를 조성하고, 기업은 사용료만 낼 수 있도록 매년 1조 원 이상 특화단지 인프라 구축 예산을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K-네옴시티' 첨단 벨트의 인력 수요에 맞는 인재 배출을 위한 '뉴 히어로 프로젝트'도 제안했다. 양 대표는 "향후 10년간 약 30만명의 첨단산업 인력이 더 필요하지만, IMF 이후 이공계 홀대 정책으로 우리 기업은 뽑을 사람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라를 지키는 과학기술인 양성을 위해 'K-네옴시티' 거점 대학 첨단산업 학과는 늘리고, 경쟁력은 획기적으로 올리겠다"며 "기술 인재를 키우기 위해 '좋은 일자리' 취업을 보장하는 마이스터 교육기관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삭감된 R&D(연구개발) 예산 복구와 과학기술 부총리제 신설도 약속했다. 양 대표는 "R&D 예산을 선진국 두 배 수준인 GDP 대비 6%로 확대하고, 연구자 처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며 "장래 희망 1위가 과학기술자인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정 운영의 중심에 과학기술이 자리 잡아야 한다"며 "과학기술 부총리를 중심으로 대한민국에도 '아폴로계획' '맨하튼 프로젝트'와 같은 대형 미래 과학 프로젝트가 가능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과학기술 비전 발표와 함께 '합당' 선언 기자회견을 한 후 이동하고 있다. 2024.01.24. scchoo@newsis.com

양측은 실무 협의를 통해 당 지도체제와 합당 구조를 확정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국의희망이라는 당명을 슬로건으로 하고, 개혁신당을 존속당명으로 해 출범한다"며 "총선 이후 논의 과정을 통해 한국의희망 또는 합의할 수 있는 다른 당명을 결정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의 국민소통위원장인 신경민 전 의원이 이번 합당에 대해 '중텐트'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새 용어가 등장한 것 같은데 어떤 취지인지는 알겠지만 상의가 된 것은 아니다"며 "저희와 이야기하면서 진행해야 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에 피로감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용어를 만드는 것은 부담이 간다"고 지적했다.

새로운미래와의 합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개혁신당 내부에서는 최근에 합당이나 정무적 논의만 지속되는 것에 대해 너무 괴리된 것 아니냐는 토의가 있었다"고 했다.

이어 "의아하게 생각하는 지점은 빅텐트를 얘기하면서도 각자 개별적인 창당 분위기에 너무 주력하는 게 아닌가 싶다"며 "보기에 따라서는 다소 오해가 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그런 우려를 충분히 전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설 연휴 전에 금태섭 전 의원이 신당인 새로운선택과 합당을 추진하는 것인지를 묻자 "날을 정해놓고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며 "일정에 부담을 갖고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오는 3월 초가 제3지대 통합의 데드라인이라는 견해에는 "너무 절차적인 것에 매몰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대표는 "각자 개혁의 지향점에서 덜어낼 건 덜어내고 양보할 건 양보하는 과정 속에서 합당이 이뤄질 수 있다"며 "골든타임 언제이고 이런 얘기는 외부에서 나오지 않으면 좋겠고 그런 논의에 의견을 보태고 싶지 않다"고 발언했다.

제3지대 세력 간 추구하는 가치가 조율되지 않을 경우 총선에서 기호 3번을 얻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취지의 질의에는 "지난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이 소위 보수를 자처한 5개 세력의 연대를 통해 형성됐지만 결국 국민에게 큰 감흥을 주지 못했던 결과가 있다"며 "얼마나 다양한 세력이 모이느냐 보다는 결국에는 공통의 목표를 설정할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현역 의원의 입당 가능성에 관해서는 "활발하게 대화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학기술 비전 발표와 함께 '합당' 선언을 한 후 이동하고 있다. 2024.01.24. scchoo@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russa@newsis.com, judyha@newsis.com, youngagai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