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한동훈 '원희룡·김경율' 발표에 우려표명
한동훈 사퇴엔 선 그어…"관여할 문제 아냐"
대통령실 "더 논란될 것 없어…잠잠해질 것"
[서울=뉴시스] 박미영 양소리 김승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김경율 비대위원의 총선 출마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불공정 공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데 우려를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 대통령실 입장이다.
총선을 79일 앞두고 벌어진 초유의 당정간 갈등 상황이 한 위원장의 사퇴나 윤 대통령의 불신임으로 치닫지 않고 파국을 피하며 봉합 수순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과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 윤재옥 원내대표의 3인 회동을 보고받고, 한 위원장의 공천 관리에 대한 우려 지점을 설명했다.
한 위원장이 지난 16일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원 전 장관, 17일 서울시당 인사회에서 김 비대위원의 손을 잡고 출마를 공개한 것이 공정한 경쟁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한다.
나아가 한 위원장을 넘어선 대통령실의 의중을 담은 '윤심 줄 세우기'라는 오해를 살 수 있는 행보였다는 지적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윤 대통령은 이 비서실장을 통해 전달한 의사가 한 위원장의 사퇴가 아니었다는 점도 설명했다고 한다.
공정한 공천 관리와 관련해 최근 우려되는 지점을 개선할 것을 주문했을 뿐, 한 위원장의 거취를 언급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 위원장은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라는 직접적 표현을 썼지만, 대통령실의 우려를 표명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한 위원장의 오해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그 쪽(한 위원장)에서 '대통령의 뜻이 뭐냐'라고 계속 물어보면서 '사퇴'라는 것이 부각된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전날에도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는 취지의 보도에 대해 "한 위원장의 거취 문제는 대통령실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며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 공천에 대한 대통령의 강력한 철학을 표현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마치 그 자리에서 손을 들면 공천이 되는 것처럼 사인을 줬다"며 "그것은 공정한 공천이 아니고, 시스템 공천이 공정한 공천이 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너무 쉽게 김 비대위원의 손을 들면서 문제가 있긴 했다"며 "소개를 하면서 벌어진 실수라고 보고, 그 실수에 대한 대통령의 지적"이라고 봤다.
한 위원장이 22일 "제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제가 (대통령실) 사퇴 요구를 거절했다"는 입장을 밝히고, 대통령실이 이에 대한 추가 입장을 내지 않으면서 갈등이 봉합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봉합이라는 표현은 좀 맞지 않지만, 이제 더 뭐가 있겠나. 대통령실도 당무에 대해 특별한 입장을 안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실은) 마포 결정에 대해 동의는 못 하겠다는 게 큰 것이고, (한 위원장이) 앞으로 그렇게 안 하면 더 논란이 될 게 없다"며 그러면 자연스레 잠잠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한 위원장은 '김건희 여사 리스크' 관련 질문에 대해 "제 입장은 처음부터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에 향후 김 여사 관련 입장 차이로 인한 갈등 재발 가능성도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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