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장애 아들 나체로 4평 창고에 방임한 부부, 집행유예

기사등록 2024/01/19 17:42:41
[대구=뉴시스]이무열 기자 =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지방법원 전경사진. 2021.04.23. lmy@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뉴시스] 김정화 기자 = 시각장애 1급의 중증 장애인 아들을 나체로 창고에 방임한 혐의로 60대 부부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대구지법 제1형사단독(부장판사 배관진)은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66)씨와 B(60·여)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각 선고하고 보호관찰과 장애인 학대 재범 예방 강의 40시간 수강을 각 명령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들은 시각장애 1급의 중증 장애인 30대 아들을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지내게 하고 최소한의 식사와 물만 제공해 피해자가 영양실조 및 탈수가 심한 상태임에도 치료를 받게 하지 않는 등 의식주를 포함한 기본적 보호 및 치료를 소홀히 하는 방임행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6년께 아들이 가재도구 등을 파손하고 입고 있던 옷을 손으로 찢는 등 행위를 하자 함께 생활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경북 칠곡군에 있는 주거지 건물 외벽에 약 4평 규모의 패널 창고를 설치한 후 그곳에서 아들 혼자 지내도록 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창고에서 지내던 아들이 변기나 세면대 등을 수시로 파손하자 2020년부터는 창고 내부의 변기, 세면대, 에어컨 등 모든 시설을 철거했다. 그때부터 지난해 9월5일까지 피해자를 그곳에서 나체로 지내게 하면서 창고 바닥에 대소변을 보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도 쉽게 납득하기 어렵고 범행으로 인해 중증 장애인인 피해자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이 더욱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가 장애인 복지시설에 입소해 앞으로 장기간 위 시설에서 생활할 것으로 보이는 점, 범행을 인정하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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