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판매 인정하라" 홍콩ELS 투자자 여의도서 삭발식

기사등록 2024/01/19 17:55:52 최종수정 2024/01/19 20:27:28

홍콩 ELS 피해자 모임, 결의문 낭독

"안전한 상품이라고 속여 가입 유도"

"은행 감독 안한 금융당국에도 책임"

"불완전판매 인정하라"…삭발식 단행

올해 상반기 원금손실 속출 예상돼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이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피해를 호소하는 집회를 열고 삭발 투쟁을 하고 있다. 2024.01.19.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장한지 이승주 기자 =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이 19일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불완전판매를 제대로 감독하지 않았다며 여의도 증권가 한가운데에서 삭발시위를 벌였다.

홍콩ELS 피해자모임은 이날 오후 1시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은행권이 홍콩 ELS가 고위험도 상품임에도 충분한 설명 없이 판매했다며 "이는 명백하게 금융위원회 지침과 금융소비자보호법을 위반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가입 시에 원금 손실 날일 없다, 나라가 망하지 않는 한 손실날 수 없는 상품이다, 금리는 높고 안전한 상품이라는 문장의 안내를 받았다"며 "어떻게 대부분의 은행, 대부분의 지점에서 모두 한결같이 똑같은 안내를 받았냐"며 반문했다.

피해자모임 강원도지부장 A씨는 "위험도가 높다는 것을 숨기고 가입을 유도한 게 불완전판매가 아니고 무엇이냐"며 "고위험 상품 가입을 할 수 없는 성향의 고객에게 안전한 상품인양 사지로 몰았다"고 지적했다.

스스로를 24살 사회초년생이라 소개한 투자자는 "OO은행 직원이 앞으로 금리 0%가 될 것이고 한 번도 손실이 난 적 없는 상품이라고 해서 가입했다"며 "원금 손실 문자 처음 받았을 때 은행 찾아가 해지하고 싶다고 울면서 얘기했더니 3년만 기다리면 다 괜찮아진다고 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이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피해를 호소하는 집회를 열고 삭발 투쟁을 하고 있다. 2024.01.19. kgb@newsis.com

투자자들은 "이번 사태는 예금자 보호는 외면하고 실적에만 눈이 먼 은행권의 과욕 때문"이라며 "정책당국에서는 이러한 사태를 초래한 은행권에 대해 불완전 판매에 대한 책임을 물고 관리감독을 강화하라"고 촉구한 뒤 삭발식까지 했다.

ELS는 특정 주가지수에 연동된 증권으로, 만기까지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약속된 수익률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이중 홍콩 ELS는 홍콩H지수에 연계된 상품으로 판매 잔액은 약 20조원이다. 올해 상반기 대규모 원금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홍콩 ELS 상품 판매 과정에서의 불완전판매 여부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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