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없이 돌아가는 산업 없어"
"국가 인적·물적 전략 자산 총투입"
산업부 "튼튼한 반도체 생태계 형성"
[서울=뉴시스] 박미영 양소리 김승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반도체 없이 돌아가는 산업은 없다"며 반도체 투자 세액 공제 기간을 연장하겠다고 했다. 이를 '큰 기업들 도와주고 어려운 사람을 힘들게 만드는 거 아니냐'며 비판하는 건 거짓선동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기도 수원시 소재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 반도체관에서 민생토론회 방식으로 진행된 산업통상자원부 신년 업무보고를 개최했다.
윤 대통령은 경기 남부를 관통하는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에 622조원의 투자를 하겠다고 밝혔다. 만약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가 형성되면 향후 20년 동안 300만개의 질 좋은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가 모든 인적·물적 전략 자산 총투입"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을 주제로 한 토론회의 모두발언에서 윤 대통령은 "주변 어디를 봐도 반도체 없이 돌아가는 산업이 없다"며 인공지능(AI), 첨단 바이오, 퀀텀 등 미래전략기술의 핵심 자산도 결국 반도체라고 했다.
반도체 산업 육성을 통한 부가가치도 강조했다.
가장 먼저 윤 대통령은 반도체 공장을 하나 세우면 설계·디자인·후공정 기업과 연구개발(R&D) 시설 등 반도체 생태계가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1·2·3차 협력업체의 동반 투자가 뒤따르며 어마어마한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선진국들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구축하기 위해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중심으로 한 과학기술 혁명의 퍼스트 무버가 되려면 천천히 순리대로 나가면 되는 게 아니라 국가의 모든 인적, 물적 전략 자산 총투입해 치열한 속도전을 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 역시 경기 남부를 관통하는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일차적으로 622조원 규모의 투자를 예상하고 앞으로 20년에 걸쳐 양질의 일자리가 최소 300만개는 새로 생길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원전 산업의 발전은 필수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반도체 파운드리 라인 하나 까는데 1.3기가와트(GW) 원전 한 기가 필요하다. 인구 140만명의 대전이나 광주보다 전기를 더 많이 쓴다"며 "고품질의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필요하며 원전은 필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생을 살찌우기 위해서라도 원전 산업은 계속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반도체 투자 세액 공제 계속…정부도 사업하는 곳"
윤 대통령은 올해로 만료되는 반도체 투자 세액 공제를 연장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또 이를 '대기업 퍼주기'라고 비난하는 건 거짓 선동이라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여기에 대해 '대기업 퍼주기'다 이런 이야기도 있지만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세액 공제로 반도체 기업에 투자가 확대되면 관련 생태계 전체 기업의 수익과 일자리가 늘어나고 국가 세수도 늘어난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세금을 면제해 주고 또 보조금을 지급했을 때 더 많은 세금과 재정수입이 이루어질 거라고 본다. 정부도 어떻게 보면 사업하는 곳이다"며 반도체 투자 세액 공제의 타당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반도체 투자 세액 공제로) 재정이 부족하면 국민의 복지를 위한 비용을 어떻게 쓸 거냐, 결국은 큰 기업들 도와주고 어려운 사람을 힘들게 만드는 거 아니냐는 건 결국 거짓선동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국가 간의 연대가 매우 중요하다고 윤 대통령은 말했다.
윤 대통령은 "반도체가 외교고 외교가 반도체가 되는 것"이라며 미국, 일본, 네덜란드와의 반도체 협력을 강조했다. 특히 네덜란드와의 '반도체 동맹'을 이야기하며 "핵심적인 정보자산을 함께 나누고 공유하는 걸 동맹이라고 한다. 협력하고는 차원이 다른 얘기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반도체 산업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인력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R&D 투자라고 하는 건 결국은 사람에 대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또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에 '3차장'을 신설하고 '과학수석'도 선발하겠다며 이는 "반도체 산업에 혁명적 발전을 대통령이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라고 밝혔다.
◆산업부 "반도체는 민생"…삼성전자·하이닉스 관계자도 발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방안'이라는 주제로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특히 안 장관은 "반도체는 민생"이라며 "민생을 살찌우는 튼튼한 반도체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두 장관은 소재, 부품, 장비(소부장) 밎 팹리스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연대를 통한 반도체 생태계 조성, 반도체 초격차 기술 확보, 우수 인재 양성과 해외 인재 유치 등 지원방안을 제시했다.
업계 관계자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SK하이닉스의 신승아 신승아 SK하이닉스 AT(Analysis Technology; 분석기술) 담당은 "소재 무기화를 막기 위해서는 소부장 국산화가 필요한데 정부의 지원과 산학연의 노력에도 현재 대략 장비가 20%, 소재 50% 수준으로 추정되며 핵심 소부장의 국산화율은 여전히 낮은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삼성전자의 김경륜 상무는 현장의 인력부족 문제를 언급하며 "정부에서는 많은 지원을 통해서 우리 젊은 반도체를 전공하는 청년들이 더 많은 기회를 가지고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그런 현장을 만들어 주시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그밖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차세대반도체연구소 양자연구단에서 재직 중인 이정현 연구원은 "반도체 산업계와 양자기술이 융합할 수 있는 그런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정부의 관심을 당부했다.
◆윤 "내년엔 R&D예산 대폭 증액"
윤 대통령은 참석자들의 이야기를 들은 뒤 "올해 예산에 R&D를 좀 줄여 불안해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내년도 예산을 만들 때는 R&D를 대폭 증액해 민생을 더 살찌우는 첨단산업이 구축되도록 약속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사와 삼성전자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을 거론하며 "1970년대 중반부터 선각자들이 있었다. 이병철 회장은 여기(반도체산업)에 국운을 걸어 지금 이렇게 성장을 해 우리가 세계 초격차 기술 우위까지 지금 서게 됐다"고 짚었다.
이어 "반도체 산업은 그야말로 광범위한 전후방 효과를 통해 우리 민생을 살찌우고 중산층과 서민을 살찌우는 산업일 뿐 아니라 우리의 미래세대에게 새로운 기회를 계속 열어주는 그런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학창 시절 읽은 일본 전자 기업 소니의ㅏ 창업자 모리타 아키오의 저서를 언급하며 "미래세대가 가져야 할 가장 큰 덕목은 도전정신이라는 걸 느꼈다"며 "여러분의 도전은 여러분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소, 대학, 국가가 함께하는 도전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전은 국가 간에 또 연대도 해야 되고 또 국가와 기업 간에 또 기업과 대학 연구소 간에 이런 연대와 협력 정신이 갖춰져야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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