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 소통 플랫폼 '더캠프' BTS 초상권·IP 무단 사용 논란
하이브 "퍼블리시티권 침해" 내용증명 발송…법적 조치 검토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방탄소년단(BTS) 소속사가 국군위문편지앱 '더캠프' 운영사에 경고장을 보냈다. 군 복무중인 BTS 멤버들의 초상·이름 등을 무단 사용했다는 이유에서다. 소속사 측은 "퍼블리시티권 침해"라며 법적 조치까지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퍼블리시티권은 초상·이름 등을 이용해 경제적 이익을 얻을 권리)를 말한다.
8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하이브는 국군 소통 플랫폼 '더캠프'를 운영하는 인에이블다온소프트에 최근 "BTS 멤버들의 초상, 성명 등을 아티스트나 하이브 산하 레이블 '빅히트 뮤직' 허락 없이 서비스 전반에 걸쳐 무단 사용하고 있다"며 즉각 중단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더캠프는 모바일 앱과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가족이나 지인이 입대한 훈련병에게 인터넷 위문편지를 보낼 수 있는 서비스다. 장병들은 훈련소를 퇴소해 자대 배치된 이후에는 온라인 커뮤니티 형태의 ‘캠프’에 글을 남길 수 있다. 앱 론칭 직후 운영사가 대한민국 육군과 업무 협약을 체결해 육군 소통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문제의 발단은 더캠프에서 운영사가 BTS IP(지식재산권)을 무단으로 쓴 정황들이 포착되면서다. 하이브는 더캠프 플랫폼의 '추천 스타군인' 서비스와 아티스트의 군 생활 관련 정보 제공 서비스, 아티스트의 팬들을 위한 커뮤니티(캠프) 서비스에서 BTS 초상, 성명 등이 다수 사용된 것을 적발했다.
또 더캠프는 'Official(오피셜)' 단어를 붙여 BTS 멤버 개별 커뮤니티를 개설, 운영했다. BTS의 공식 팬 커뮤니티 운영권은 소속사가 가지고 있다. 소속사의 공식 팬 커뮤니티 운영권을 사실상 침해한 것이라고 하이브측은 봤다.
아울러 더캠프의 커머스 채널인 더캠프몰에서는 '밀리랑 인형', 인형에 탈부착하는 '장병 명찰'을 패키지로 판매했는데, 이 명찰에 BTS 멤버 실명을 버젓이 사용했다. 인형은 개당 5만6000원 상당의 고가에 판매됐다. 아티스트 이름 역시 IP에 해당한다는 것이 소속사 입장이다.
사실 더캠프의 BTS 멤버 무단 사용 논란을 먼저 제기한 건 BTS 팬들이다. 팬들은 "입대한 연예인들로 장사하냐, 불매하겠다", "BTS, 아미(BTS 팬덤) 이용하는 거 너무 싫다" 등 반응을 보이며 불매 운동을 시사했다.
하이브는 더캠프가 법적 보호를 받는 아티스트의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본다. 퍼블리시티권은 초상 사용권으로도 불리며 특정인이 가진 성명, 초상이나 기타의 동일성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거나 이를 허락 및 통제할 수 있는 배타적 권리를 의미한다.
팬들의 제보를 받은 하이브는 더캠프에 공문을 보내 이같은 행위가 '퍼블리시티권 침해로 인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IP무단사용), '전자상거래법 위반'(오피셜 문구를 통해 팬과 소비자 기만),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아티스트 자대·계급·식단 등 복무정보 공개)에 해당한다고 경고했다.
하이브의 항의를 받자 더캠프 운영사는 BTS 관련 게시물을 내리고 '밀리랑 인형' 아티스트 명찰 패키지 판매도 중단했다. 그러나 BTS 커뮤니티는 '오피셜' 명칭만 빼고 여전히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캠프 측은 운영사가 아닌 팬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커뮤니티라고 항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캠프는 지난해부터 '군인돌의 위버스'를 목표로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각 훈련병별 커뮤니티와 온라인 편지 서비스에 커머스샵 '더캠프몰'을 추가해 2022년 매출 37억원을 기록했다. 또 앞서 사업 다각화를 선언하며 50억 프리시리즈A 투자 유치에 나섰다. 향후 위문편지 부분 유료화 계획도 갖고 있다.
하이브는 더캠프에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하이브 측은 "군 입대한 아티스트의 IP를 공짜로 이용하는 것은 많은 자본을 들여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어렵게 육성해온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면서 "스타트업이라는 이유로 결코 면죄부를 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하이브 측은 "사실상 방탄소년단의 팬덤에 기댄 자사 홍보 효과를 계속 누리겠다는 꼼수이자, 무임승차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더캠프 측은 이와 같은 BTS 퍼블리시티권 침해 논란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며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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