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200여발, 6일 60여발 이어 오늘 90여발 사격 진행
김여정 "한국군 폭약에 속아"…합참 "수준낮은 심리전"
합동참모본부(합참)에 따르면 북한군은 이날 오후 4시경부터 5시10분경까지 연평도 북방에서 90여 발 이상의 포병사격을 실시했다.
발사된 포탄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 해상 완충구역에 낙하한 것이 우리 군에 포착됐다.
북한군의 포 사격에 대한 우리 군의 맞대응은 없었으며, 현재까지 파악된 우리 측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옹진군은 이날 오후 4시43분께 "북한 측 현재 포성 청취되고 있습니다. 연평부대에서 대응 중이니 주민께서는 야외활동에 주의 당부드립니다"라는 내용의 민방공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북한은 이날 무력 도발을 '정상 훈련'이라며 남측에 그 어떤 위협도 조성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북한 총참모부는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해안포 23문을 동원해 88발의 포탄으로 해상 군사분계선과 평행선상의 동쪽 방향 4개 구역에 대한 해상 실탄사격 훈련을 진행했다"며 "사격 구역은 방향상으로 군사분계선과 무관하며 적대국에 그 어떤 의도적인 위협도 조성하지 않았다. 우리 군대의 정상적인 훈련체계 안에서 계획에 따라 실시됐다"고 전했다.
북한군의 서북도서 인근 포 사격은 지난 5일과 6일에 이어 사흘째다.
앞서 북한군은 5일 오전 9~11시께 백령도 북방 장산곶과 연평도 북방 등산곶 일대에서 서해 NLL 방향으로 200여발 이상의 사격을 실시했다. 발사된 포탄은 대부분 해상 완충구역에 낙하했으며, NLL 이북 7㎞까지 근접했다. 당시 우리 군은 4시간 뒤인 오후 3시부터 K-9 등을 동원해 북한 포사격 200발의 2배 가량인 400여 발을 쏘며 맞대응했다.
6일 오후 4~5시께는 연평도 북서방 개머리 진지에서 방사포와 야포 등으로 포탄 60여 발을 발사했으며, 이 중 일부는 서해 NLL 이북 해상 완충구역에 낙하했다. 우리 군은 전날과 달리 북한군 포사격에 대응하는 해상사격은 실시하지 않았다.
북한은 이날 포 사격을 실시하기 직전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명의 담화를 내고 6일 포탄을 쏜 적이 없으며, 포성을 모의한 폭약을 터뜨리는 기만 작전에 한국군이 속아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우리 군대는 130㎜ 해안포의 포성을 모의한 발파용 폭약을 60회 터뜨리면서 대한민국 군부 깡패무리들의 반응을 주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 군부 깡패들의 실지 탐지 능력을 떠보고 불 보듯 뻔한 억지 주장을 펼 놈들에게 개망신을 주기 위해 기만 작전을 진행했다"면서 "폭약 터지는 소리를 포성으로 오판하고 포사격 도발로 억측하며 뻔뻔스럽게 탄착점까지 서해 북방한계선 북쪽 해상완충구역에 떨어졌다는 거짓을 꾸며댔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군대는 해당 수역에 단 한 발의 포탄도 날려 보내지 않았다"며 "대한민국 군부 깡패들은 우리가 던진 미끼를 덥석 받아 물었다"고 비난했다.
김 부부장은 "우리 군대의 방아쇠는 이미 안전장치가 해제돼 있는 상태"라며 "만약 사소한 도발이라도 걸어올 때는 우리 군대는 즉시적인 불세례를 가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총참모부 역시 6일 포 사격에 대해 "총참모부의 비준에 따라 포사격 모의 기만작전을 진행했다"며 김 부부장의 담화와 같은 주장을 폈다.
우리 군은 김 부부장의 담화문에 대해 '수준 낮은 대남 심리전'이라고 일축하며 한반도 위협 행위를 즉각 멈출 것을 촉구했다.
합참은 '김여정 담화문에 대한 우리 군의 입장'을 내고 "김여정 담화문은 우리 군의 탐지 능력에 대한 수준 낮은 대남 심리전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북한의 포 사격 이후 재차 내놓은 입장에서는 "김여정이 발표한 담화문은 코미디 같은 저급한 선동으로 대군 신뢰를 훼손하고 남남 갈등을 일으키려는 북한의 상투적인 수법에 불과하다"며 "북한의 계속되는 적대행위 중지구역 내 포병 사격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로서 엄중 경고하며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군은 총선을 앞두고 예상되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만반의 군사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면서 "적이 도발 시에는 '즉·강·끝' 원칙에 따라 압도적이고 단호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pyu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