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북한군이 지난 5일 서해 최북단 서북도서 인근에서 사격을 실시한 이후 사흘 연속으로 무력 시위를 이어가면서 연평도 주민들의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7일 오후 "북한이 연평도 북방에서 사격을 실시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군의 서북도서 인근 포 사격은 지난 5일과 6일에 이어 사흘째다.
현재까지 북한이 정확히 언제부터 몇 발을 사격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우리 측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옹진군은 이날 오후 4시43분께 "북한 측 현재 포성 청취되고 있습니다. 연평부대에서 대응 중이니 주민께서는 야외활동에 주의 당부드립니다"라는 내용의 민방공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실제로 연평도의 한 주민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포성소리가 들렸다”고 알렸다.
박인환(66)씨는 “북한의 포성소리가 듣고, 불안한 마음은 있지만 아직까지 주민들이 크게 동요하는 분위기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지금으로선 특별한 건 없지만 2010년도에 연평도 포격사건을 겪은 어르신들은 벌써부터 불안해하고 있다”며 “지병이 있으신 저희 가족 중 한 분은 지병으로 인해 복용하고 있는 약들을 미리 싸놓고 있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A씨도 “9·19 군사합의 이전 북한군의 포사격 소리는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며 “사실 마을 대부분의 주민들도 특별한 감정의 동요가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지금은 담담하지만, 이게 불안하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라며 “연평도 주민들은 언제든지 포격전이 일어날 수 있다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만약, 북한군의 무력시위가 장기화 되면 주민들은 점차 불안해 할 것”이라고 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군은 5일 오전 9~11시께 백령도 북방 장산곶 일대와 연평도 북방 등산곶 일대에서 200여발 이상의 사격을 실시했다. 우리 군은 4시간 뒤인 오후 3시부터 K-9 등을 동원해 북한 포사격 200발의 2배 가량인 400여 발을 쏘며 맞대응했다.
전날 오후 4~5시께는 연평도 북서방 개머리 진지에서 방사포와 야포 등으로 포탄 60여 발을 발사했으며, 이 중 일부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 해상 완충구역에 낙하했다. 우리 군은 전날과 달리 북한군 포사격에 대응하는 해상사격은 실시하지 않았다.
한편 북한은 2018년 제3차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진행된 ‘9·19 군사합의’를 일방적으로 전면파기한다고 주장하며, 연이어 포사격 도발을 하고 있다. 9·19 군사합의 1조2항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상대방을 겨냥한 각종 군사연습을 중지하도록 하고 있다.
이 같은 무력 도발은 지난 연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핵전쟁 언급 이후 군사적 긴장감을 끌어올리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포사격 이외에도 비무장지대(DMZ) 감시초소(GP)를 목재에서 콘크리트로 바꾸고, 경의선 육로에는 지뢰를 매설하는 등 9·19 군사합의 파기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북한이 서해 포사격 재개 등 도발 수위를 높여가면서 전문가들은 무력 충돌 등 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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