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주가 변동폭 커진 상태
채권 연초 효과에도 불안감 확산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이 내놓은 자구안이 채권자들을 만족시키지 못하면서 주식은 롤러코스터를 타고 채권도 살얼음판 분위기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오전 10시40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80원(5.55%) 상승한 3065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까지만 해도 하루 동안 24% 가까이 뛰었던 주가는 이날 개장하자마자 18% 가까이 급락했다. 서서히 낙폭을 되돌리던 주가는 이내 상승 전환했다. 하지만 오름세가 오래가지 않았다. 다시 내림세다.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바라보는 혼란스러운 시각이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시각 티와이홀딩스우(8.73%)는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고, 티와이홀딩스(-6.35%)는 하락세를 못면했다. SBS(1.29%)는 소폭 오르는데 그쳤다.
9조원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을 갚지 못한 태영건설은 전날 오후 3시 산업은행에서 열린 채권단 설명회에서 그룹 차원의 자구안을 제시했다. 계열사인 에코비트, 블루원 매각 등을 언급했지만 기존에 내놓았던 자구안을 반복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게 채권단 평가다.
대주주 사재 출연이나 핵심 계열사인 SBS 지분 매각은 거론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위한 채권단 75% 이상 동의를 얻어낼 수 있을지는 오리무중이다.
채권시장도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시장에서는 연초 기관들의 자금 집행이 재개되면서 기대할 수 있는 연초 효과가 유효하지만 강도는 제한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으로 건설, 캐피탈, 증권 등 부동산 PF 관련 업종에 대한 시장 기피 현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박경민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의 핵심 쟁점인 자구안의 성실도와 관련 채권단과 태영건설간 의견 차이가 확인되면서 채권단 합의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 자구책이나 자구안 이행 확약 등 방안이 나올 가능성도 존재하며 협의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확대될 시장 불확실성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또 "태영건설 사태를 신호탄으로 PF 사업장의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워크아웃 결정 과정에서 야기될 시장 불확실성으로) PF 관련 익스포저가 큰 하위등급 여전채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며 우량물 크레딧 채권 중심의 접근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 대책 중에는 필요시 한국은행의 무제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이나 회사채 매입 등과 같은 유동성 지원대책도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PF대주단협약을 활용한 PF 만기연장비율 제고를 통한 위기 확산 제어를 예상해볼 수도 있다"며 "이와 같은 정부 대책의 실효성이 확인되면 부동산 PF 관련 섹터의 시장 수요가 완벽하게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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