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초저지연·초광대역 이어 6G '초정밀·초공간·초지능' 기술 추가
'지상' 중심에서 '공중'으로 확대…에어택시·위성통신 등 현실화
'꿈의 통신' 주도권 글로벌 경쟁 치열…韓, 6G '최초' 타이틀 공략
[편집자주] 5G보다 50배 빠른 속도의 6G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생성형 AI 시대, 급격하게 늘어난 대용량 데이터를 감당할 안정적인 네트워크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현재 전세계 각국은 5G를 넘어 6G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기술 패권경쟁의 핵심으로 부상한 6G 기술 현황과 전망 등을 조망해봤다.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경상남도 통영에서 휴가를 즐기다 갑작스런 사고로 부상을 입어 당장 수술이 필요했다. 에어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급하게 이동했다. 에어 구급차에서는 초고화질 영상과 센서를 통해 부상 상황을 병원에 실시간으로 전달했다. 도착한 병원은 의사가 아닌 원거리 원격 로봇 수술이 가능한 곳이었다. 초고화질 영상과 각종 센서가 부상자의 상태를 파악해 서울에 있는 전문의사에게 전달한다. 의사는 센서가 붙은 장갑을 끼고 원격으로 수술을 집도한다.
#업무 환경과 방식이 획기적으로 달라졌다. 원격회의를 위한 메타버스 공간이 2D에서 3D 콘텐츠로 개선됐다. 원격이지만 마치 실제 회의실에서 소통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통근이 필요성이 없어 주거 공간을 교외로 잡았다. 서울에 갈 때는 자율주행차를 타고 주로 새벽에 이동한다. 각종 센서가 도로와 자동차에 구축돼 있어 어두운 상황에서도 운전이 두렵지 않다. 실시간으로 상황을 안내하고 교통시스템과 소통하기 때문이다.
'진짜 꿈의 통신' 6세대 이동통신(6G) 시대가 머지 않았다.
◆ 5G보다 50배 빨라…지상 넘어 공중까지 커버
6G는 5G보다 50배 빠른 전송 속도와 10배 빠른 반응 속도, 최대 1000km/h 이동을 지원하는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다. 이론상 최고 속도는 1Tbps(초당 테라비트)로 기가비트 단위로 환산하면 1000Gbps가 된다. 5G 최고 속도는 20Gbps다.
6G가 상용화될 경우 125GB 용량의 영화를 다운로드하는 데 드는 시간은 1초에 불과하다. 만약 5G라면 50초가 걸린다.
네트워크 지연 속도(반응속도)는 0.1ms로 5G와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이다. 통신 커버리지는 저궤도 위성을 기반으로 지상 10km까지로 넓어진다.
5G가 초연결, 초저지연, 초광대역이 중점이었다면 6G에서는 초정밀, 초공간, 초절감, 초지능 등과 같은 기술도 함께 고려된다.
특히 ‘공간의 확장’ 측면에서 5G와의 차이가 확연하다. 초공간 입체통신이 이뤄지면 도심항공교통(UAM) 등 다양한 공간 이동체에 통신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다. 5G에서 자율주행차가 주된 모빌리티 서비스라면 6G에서는 자율주행 플라잉카로 진화하는 셈이다. 저궤도 위성을 활용, 음영 지역 없는 끊김 없는 통신서비스도 가능하다.
아울러 인공지능(AI)의 활성화로 네트워크 운영 효율성이 높아지고 사물인터넷(IoT)을 넘어 사람과 사물, 공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만물지능통신(IoE)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6G의 시장 성장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전세계 6G 기술 시장 규모는 2023년 51억 달러(약 6조727억원)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연평균성장률 34.2%를 나타내며 2030년에는 402억 달러(약 53조265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대략 2028~2030년을 목표로 전세계가 상용화 준비에 착수했다. 표준의 경우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 정한 큰 방향성을 기반으로 3GPP(3rd Generation Partnership Project)가 구체화한 기술과 표준을 전기통신연합(ITU)에 제안하면, ITU가 최종적으로 제안된 기술과 표준을 평가하고 승인한다. ITU는 지난해 말 6G 비전을 수립한 데 이어 후보 주파수 대역도 발표했다.
3GPP는 6G 표준인 릴리즈20 연구에 착수한 상황으로 올해부터 활용 사례를 논의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연구 범위를 확정할 계획이다.
◆"상용화하려면 4년이나 남았는데"…세계는 지금 6G 전쟁 중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6G 기술 주도권을 위한 패권 경쟁도 일찌감치 시작됐다. 새로운 미래 네트워크 시대를 견인하는 핵심 인프라인 만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이다. 특히 산업과 생활 인프라 전반에 네트워크가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만큼 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하다.
글로벌에서 6G 특허 출원 건수가 많은 5곳은 중국, 미국, 한국, 일본, 유럽이다. 중국은 40.3%의 점유율로 가장 많다. ‘강력한 모바일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제14차 5개년 계획(2021~2025년)을 통해 디지털 청사진을 제시했다. 2021년에는 5G 비전과 잠재적 핵심기술에 대한 백서를 발표했다.
미국은 주요 통신사, 장비 공급업체 및 기술 부문 민간 기업들이 참여하는 ‘넥스트 G 얼라이언스’를 운영하고 있다. 2022년에는 6G 기술 주도권 확보를 위해 초당적 협력을 바탕으로 한 특별법 제정에 착수하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6G 테스크포스(TF)를 꾸리고 기술 표준 주도권 확립을 위한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EU는 2018년 ‘6G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6G에 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겠다고 했다. 이어 2020년 노키아, 에릭슨 등 글로벌 유수 통신장비 업체와 기업, 대학 등이 참여하는 ‘헥사-X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일본은 5G에서 뒤처진 만큼 6G에서는 조기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총무성은 '비욘드 5G' 추진 전략을 통해 6G 기지국 장비 점유율 30%, 6G 관련 특허 점유율 10% 등을 목표로 내걸었다. 아울러 핀란드와 통신 기술 개발을 위해 공동 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질세라 우리나라도 6G 기술 선도 전략을 전면에 내세운다. 5G에 이어 6G도 세계 최초 타이틀을 따내겠다는 전략이다. 5G에서 기대 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에서 6G 개발을 서두르는 것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존재한다. 기대치가 높았지만 품질이나 서비스 측면에서는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체감 속도나 개선 서비스 측면에서 큰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그렇다고 전세계가 6G를 준비하는 동안 5G에 머물 수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4407억3000만원 규모의 6G 상용화·표준화 연구개발(R&D) 예비타당성 조사(2024~2028년)를 통과했다.
또 ITU의 6G 비전 수립에 우리나라가 의장국으로서 주도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올해 ITU와 국제이동통신표준화협력기구(3GPP)에는 국내 통신 전문가 7명이 의장, 부의장으로 선출됐다. 이뿐 아니라 지난해 말 열린 ITU 세계전파통신회의(WRC-23)에서는 6G 후보대역으로 우리나라가 제안한 4개 대역 중 3개를 채택했다.
정부는 2026년에 프리(Pre)-6G 기술 시연 행사를 열고 추진 상황을 공개할 예정이다. 관련 국제표준 특허는 전체의 30% 비중으로 정했다. 외산에 의존하고 있는 기지국, 단말, 광통신 등 관련 장비의 국산화를 추진해 공급망도 강화한다.
이에 발맞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업자도 UAM, 메타버스, 자율주행을 지원하는 차세대지능형교통체계(C-ITS) 등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6G 글로벌 표준화와 기술 주도권 확보를 위해 삼성리서치에 차세대통신연구센터를 설립해 선행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또 6G 분야의 세계적인 전문가들이 참가해 미래 기술을 논의하는 '6G 포럼'도 운영하고 있다. LG전자는 2019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국내 첫 6G 산학협력 연구센터인 ‘LG전자-KAIST 6G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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