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동의 없는 세 번째 연장…시장예측 저해 지적도
[세종=뉴시스]용윤신 기자 =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를 1년 추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등 시장 냉각기가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에 연착륙 방안을 고민한 것으로 보인다.
29일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다음 달 발표하는 2024년 경제정책방향에 다주택자에 대한 세부담 완화 1년 추가 연장안 포함 여부를 최종 검토 중이다.
현행 소득세법상 조정대상지역 내의 주택을 양도할 경우 세금이 더 올라간다. 기본세율(6~45%)에 2주택자는 20%포인트(p), 3주택 이상은 30%p 중과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에서 배제하는 등의 불이익을 주고 있다. 지방소득세 포함 시 최고세율은 82.5%에 이른다.
보유기간 15년인 20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양도하면서 10억원의 차익을 볼 경우 2주택 보유자는 5억8305만원, 3주택 이상 보유자는 6억8280만원의 세금을 내야했다.
윤석열 정부는 작년 5월10일 출범과 동시에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배제 조치를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적용하기로 했다.
여기에 위 사례를 적용하면 다주택자 세금은 모두 2억5755만원으로 줄게 된다. 2주택 보유자는 3억2550만원, 3주택 이상 보유자는 4억2525만원의 세금을 덜 내게 되는 셈이다.
정부는 애초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한시 유예를 한 뒤 부동산세제 종합개편 과정에서 다주택자 중과세 정책을 재검토 한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기재부는 부동산 시장 관리 목적으로 다주택자에게 과도하게 높은 세금 부과하는 것이 조세원칙에 위배된다고 봤다. 주택매매 장애요인으로 작용해 매물감소 및 시장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태영건설 워크아웃 등 부동산PF 부실화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해서는 거래 활성화가 선행돼야 하는데 세부담이 커지면 침체기가 길어질 수 있다.
여소야대 상황으로 법 개정이 여의치 않자 임시방편으로 양도세 중과 유예 연장안을 또 다시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 제기할 '부자감세 프레임' 등 총선 여론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7월 세법 개정안 브리핑 당시에도 "일부 남아 있는 다주택자 중과 부분도 개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나,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이는 게 국회 입법 현실"이라며 "그것을 고려해 올해는 정부안으로 (개편안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장정부가 국회 동의를 회피하는 임시방편을 남발하면서 오히려 시장참여자들의 예측가능성을 낮추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은 "현재 부동산시장의 문제점은 정부의 잦은 정책변화로 시장참여자들이 정부정책 방향을 예측할 수가 없다는 점"이라며 "시행령을 통해 연장만 하는 것은 예측가능성과 조세법률주의를 위배한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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