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50인 미만 사업장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연장 가닥…"22.6%만 대비해"

기사등록 2023/12/27 09:46:29 최종수정 2023/12/27 10:07:30

유의동 "현장상황 외면시, 범법자 양성 우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민생 관련 등 시급한 법안 처리를 위해 열린 여야 2+2 합의체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2.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신항섭 한은진 기자 = 국민의힘과 정부는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2년 유예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이를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50인 미만 기업 가운데 중대재해처벌법 대응 조치를 한 기업이 22.6%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27일 오전 정부와 국민의힘은 '중대재해 취약분야 지원대책 관련 당정협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유의동 정책위의장은 "중대재해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 지난해 11월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을 발표했다"며 "그 일환으로 정부는 컨설팅, 교육, 기술지도 같은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했고 스마트 안전장비 보급에 힘섰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럼에도 현장에선 여전히 준비가 부족하다며 중대재해처벌법 유예와 정부의 지원 확대를 요청했다"며 "상공회의소가 50인 미만 회원업체 641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중대재해처벌법 대응조치를 마쳤다고 답한 기업이 22.6%에 불과했던 점은 이런 현실을 잘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유 정책위의장은 "특히 중소기업 경우, 대표 한 사람이 여러 역할을 담당하는 이른바 1인 다역을 소화하는 상황에서 대표가 구속되는 경우, 사실상 폐업에 이를 수 있다는 현실적 고충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현장 상황을 외면하고 법을 시행하면 중대재해 예방이라는 입법 취지를 살릴 수 없고 수많은 중소기업인들의 경영의지를 꺾고 범법자만 양성하는 심각한 부작용만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유 정책위의장은 "여야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이 함께하는 2+2 협의체에서도 이와 관련해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며 "법의 목적과 취지가 사업주 대한 처벌에 있지 않고 중대재해 예방에 있다고 할 때 중소기업들이 법 시행에 대비할 수 있도록 중대재해 예방 역량 길러주는 것이 매우 시급하고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도 "50인 미만 기업 경우, 열악한 인력, 제정 여건 등으로 인해 준비되지 않은 이들 기업 대해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된다면 기업 뿐 아니라 일자리 축소로 근로자에게 피해를 미칠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윤모 중기중앙회 부회장은 " 50인 미만 기업에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은 크고 막막한 벽과 같다"면서 "중소기업들이 좌절하지 않도록 국회에서 좀만 더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오늘 대책이 실효성 있게 이뤄질 수 있도록 살펴봐달라"고 부탁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이란 노동자 사망 등 중대재해 발생시 사고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 등을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법률이다.

50인 이상 사업장(건설업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대상으로는 지난해 1월27일 시행됐고, 50인 미만 사업장은 내년 1월27일부터 적용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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