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 아파트 구매 비중 30% 밑돌아
고금리 이자 부담 증가…주택 매수세 '위축'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일단 전세계약을 연장했어요."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을 준비 중인 회사원 장성주(35)씨는 당초 올해 안에 계획했던 아파트 매입을 미뤘다. 장씨는 고금리에 이자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최근 집값이 하락하면서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 장씨는 "전세 계약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서 아파트를 매입하려고 했는데, 금리가 워낙 높아서 금리가 떨어질 때까지 기다릴 계획"이라며 "내년에 집값이 더 떨어지면 그때 매입을 다시 매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고금리 기조 장기화에 집값 상승에 따른 피로감 누적 등의 영향으로 2030세대의 아파트 매수세가 위축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택시장을 주도했던 2030세대의 아파트 매수심리가 꺾인 양상이다.
2030세대의 아파트 구매 비중이 30%를 밑돌아 올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0월 전국의 아파트 매매 거래는 총 3만5454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20대 이하 매입자 거래가 1586건, 30대 매입자 거래가 8829건 등 총 1만415건으로, 전체의 29.4%를 차지했다. 20대 이하 및 30대 매입자의 거래 비중이 30% 아래로 내려온 것은 지난 1월(29.9%) 이후 처음이다. 이는 올해 들어 최저점이자, 지난해 12월(29.4%)과 같은 수준이다.
지역별로 지난 10월 서울 지역의 아파트 매매에서 20대 이하와 30대 매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6.0%로 전월보다 1.4%p(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 6월(35.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경기지역에서는 1.9%p 내린 32.0%를 기록해 지난해 8월(31.1%) 이후 14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고, 인천 지역에서는 31.5%로 전월보다 0.2%p 떨어지며 지난 5월(31.0%) 이후 가장 낮았다.
2030세대의 거래 비중이 낮아지는 것은 고금리 기조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가 원인으로 꼽힌다. 앞서 정부는 지난 9월 맬 6억원 초과, 9억원 이하 주택을 구입할 때 적용되는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대출을 중단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9억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연 4%대 금리로 최장 50년, 최대 5억원까지 대출을 해주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예외 적용했다. 하지만 지난 10월부터 우대형 대출만 가능하도록 했다.
주택시장에선 주택 구입을 위한 대출 규제가 대폭 완화됐지만, 주택 구입 자금 마련과 이자 부담이 커진 데다, 최근 집값 하락세가 이어져 2030세대의 주택 매입을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2030세대의 주택 매수가 위축되고 있다는 진단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한 대출 규제가 대폭 완화됐지만, 고금리 기조에 따른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주택 매수세가 위축됐다"며 "당분간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2030세대의 주택 매수세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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