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디케의 눈물' 북콘서트 열어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 검증 못한 제 잘못"
"용혜인·노회찬 같은 분들이 의회권력 확실히 만들길"
[서울·광주=뉴시스] 임종명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4일 "현재와 같은 신검부 독재 체제가 종식되어야 하고, 그것을 위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돌 하나는 들어야겠다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4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저서 '디케의 눈물' 북콘서트에 참석해 신당 창당, 내년 출마 계획 관련 질문을 받자 "저는 사실 평생 학자를 소명으로 생각하고 살았다"며 "민정수석 비서관으로 일하고도 그렇게 학자로 돌아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알다시피 2019년 사태 이후로 제가 학자로 돌아가는 길이 봉쇄됐다"고 말했다.
또 "객관적 사실이다. 슬프지만, 학자로서의 저의 역할은 끝난 것 같다. 그것을 직시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후 제가 책을 내고 책을 통해 강한 주장을 보이고 있는데 2019년 사태 이후 저나 저희 가족이 당했던 시련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기 위한 것만은 아닐 것"이라며 "분노가 없다고는 얘기하지 않겠다. 저도 인간이기 때문. 그러나 그것 때문에 제가 책을 내거나 이 자리에 있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와 같은 신검부 독재 체제가 종식되어야 하고, 그걸 통해 추락하고 있는 민생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을 위해서 제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돌 하나는 들어야겠다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에 대해서는 민정수석으로서 검증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한, 모두 본인의 잘못이라고 반응했다.
조 전 장관은 "저는 당시 과정에 대해 고위공직자였던 입장에서 가타부타 말하려고 하지 않겠다. '이러려고 했는데 이렇게 됐다', 말하기보단 각설하고 제 잘못이라고 저는 말하고자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못 났다, 제가 눈이 어두웠다, 제가 나이브했다, 말하는 게 속 편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제가 대변인은 아니지만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다"며 "문재인 대통령 또는 문재인 정부는 이룬 성과가 있고, 이루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었다. 저는 이런 것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문재인 정부와 문재인 대통령의 성과를 깡그리 갖다버려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야권과 지지자를 향해 "불만도 있었다. 그렇지만 그걸 이어 나가면서 다음 정부에서 문재인 정부의 성과는 계승하고, 못한 것은 꼭 잘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다"며 " 그런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선거제 개혁 관련 질문엔 "제가 국회의원도 아니고 선거제 결정 권한도 없기 때문에 직답보단 다른 식으로 말씀드리겠다"고 하더니 "더불어민주당 중심으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나 고(故)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 같은 분들이 의회권력을 확실히 만들면 좋겠다"고 답했다.
조 전 장관은 "민주당이 민주·진보 진영의 본진이라 생각하지만 용혜인 의원, 노회찬 전 의원 같은 분이 (국회에) 많았으면 좋겠다"며 "민주당이 중심이 돼서 용혜인, 노회찬 이런 분들이 학익진처럼 날개를 쫙 펴서 의회 권력으로도 확실하게 만들고, 다음 대선은 행정권력도 찾아오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용혜인 의원은 기본소득당이라는 약간 낯선 꼬마정당의 의석 하나를 갖고 있는 분"이라며 "유튜브를 통해 그분 활동을 보면 나이는 제 조카뻘쯤 되는 분인데 너무 잘한다. 당차다"라며 "용 의원이 계속, 재선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또 "최근 정의당에서 탈당한 분들이 사회민주당 추진위원회를 만들고 노회찬의 마지막 꿈을 실현하겠다, 이런 얘기를 했다"며 "제가 문재인 전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들때 일정한 조그마한 기여를 했지만 동시에 고 노회찬 의원 후원회장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 의원의 장례식장에서 펑펑 운 기억이 있는데, 노 의원은 날카롭고, 유머러스하다. 그분의 사고나 비전, 정책에 있어서도 제가 도움을 받았고, 그걸 통해 민주당이 영향을 받아서 민주당이 더 진보적으로 되는 경우도 많았다"고 부연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북 콘서트에서 현재 대한민국이 '대한검국'이라고 규정했다. 영화 '서울의 봄'에 등장하는 정권과 현재를 비교하며 당시에 '신군부'가 있었다면 현재 정권은 '신검부'가 정치권력을 잡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 장관들은 다 인사청문회를 해서 잘하고 못한 걸 알게 되는데 차관은 그렇지 않다"며 "윤석열 정부는 주요 행정부서 차관들을 대부분 검사 출신으로 다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를 예로 들었다. 그는 "국무총리가 되면 혹은 장관이든 시장이든 되면 자신의 비서실장은 자기를 제일 잘 아는 사람, 자신의 측근을 데려온다. 왜냐하면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알게 되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현 총리의 비서실장은 총리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전 순천지청장"이라고 지적했다.
또 "검사 출신 만이 아니라 검찰 사무관도 그 배려를 한다"며 "강서구청장 후보였던 김태우씨는 말할 것도 없고 한국마사회 감사에 검찰사무관 넣어주고, 서울대병원에도 역사상 최초로 검찰사무관이 감사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 정부 비판하는 농담이 하나 있다. '너 압수수색 당하겠구나'이다. 2023년을 관통하는 최고의 사자성어는 압수수색"이라며 "모두 압수수색을 두려워한다. 며칠 전 언론 통계를 봤더니 검찰 압수수색이 10일에 8번 일어난다고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압수수색의 시대가 벌어졌고, 총과 칼과 탱크로 사람 쏘아죽이고 그런 시대는 끝났다"며 "민주주의를 쟁취했기 때문에 나를 때리고 고문하는 거 절대 못 참는데, 각종 수사·기소권 행사에는 우리 모두 위축돼 있다. 압수수색 농담 왜 하겠나.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총과 칼을 두려워했던 것처럼"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이 윤석열 권력에 대한 공포가 오래가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렇지만 우리는 그 공포감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전 장관은 북콘서트 참석자들과의 질의 응답에서 좋아하는 정치인으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뽑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 묻자 "대통령 전 변호사 때부터 알았던 사이"라며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고 불만 있는 분들이 있는데 정치적, 정책적 판단에 실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한 순간도 문재인 대통령의 인격을 의심한 적이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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